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유럽통합을 이끈 프랑스의 성원과 지지가 함께한다면 한반도는 평화를 이루고 동북아시아의 통합과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대통령궁에서 가진 국빈 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외무장관 로베르 슈망은 적대국 독일과 함께하는 '경제공동체'를 제안했다. 분열된 유럽을 통합하기 위해 프랑스는 대담한 상상력을 발휘한 것으로, 이듬해 유럽 6개국이 참여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탄생하며 상상력은 현실이 됐다"며 "그로부터 68년이 지난 지금 유럽은 하나의 공동체로 평화와 번영을 이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난 8월 동북아시아 6개국에 미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제안했다"며 "동북아시아에서도 철도공동체가 성공해 경제협력과 다자안보협력을 이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오랜 친구이자 동지로, 20세기 초 나라를 잃은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 곳이 여기 파리였고 중국의 프랑스 조계지에서 시작된 상해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의 뿌리"라며 "한국전에서는 3천명이 넘는 프랑스의 젊은이들이 함께 피 흘리며 자유와 생명을 지켰다.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실천으로 보여준 프랑스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민은 프랑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지금도 많은 한국인이 프랑스를 좋아한다. 프랑스의 문화·예술·지성을 배우고 싶어 한다"며 "몽테스키외를 읽으며 진정한 법의 의미를 되새기고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이끈 시민의 힘을 생생하게 실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와 마크롱 대통령님은 같은 시기에, 닮은 모습으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지향하는 가치도 비슷하다"며 "대통령님 말씀처럼 닮은 점이 많아 '쌍둥이' 같기도 하고, 연장자인 제가 득을 많이 보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마크롱 대통령님과 나는 깊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고 우리의 대화는 양국관계는 물론 포용적 사회정책과 성장전략,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까지 다양하게 이어졌다"며 "낡은 이념의 틀을 깨고 오직 국민을 위해 전진하는 대통령님의 지도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