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공룡’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체질'을 바꾸고 있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미래 성장동력 발굴,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함이다.
◆ "미래는 산업인터넷 시대" 클라우드 사업 강화한 텐센트
텐센트의 이번 조직개편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업 등과 같은 산업인터넷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컨텐츠 부문을 통합시킨 게 골자다. 다시 말해서 산업인터넷과 컨텐츠, 이 두 가지가 텐센트의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를 위해 텐센트는 클라우드&스마트(CSIG)와 플랫폼&콘텐츠(PCG) 사업부 두 개를 신설했다. CSIG는 클라우드 컴퓨터 이외에 인터넷플러스(전통산업과 인터넷의 융합), 스마트유통, 교육, 의료, 안보,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방면의 산업인터넷 솔루션을 담당한다.
PCG는 게임 이외의 나머지 QQ(메신저), 브라우저, 영화, 애니메이션, 동영상, 뉴스 등 콘텐츠를 한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핵심이다. PCG 사업부에만 모두 1만1000명 인력을 배치하며 텐센트의 최대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기존의 7개 사업부에서 기업발전(CDG),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IEG), 기술&엔지니어링(TEG), 위챗(WXG) 사업부 4개만 남기고, 나머지 모바일인터넷(MIG) 소셜네트워크(SNG) 온라인미디어(OMG) 3개 사업부는 해체해 나머지 다른 사업부로 업무를 이전시켰다. 이밖에 ‘기술위원회’도 신설해 AI 등과 같은 연구개발(R&D)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텐센트는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차세대 유망 사업 육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재 텐센트는 이들 분야에서 알리바바 등 경쟁 업체에 크게 뒤져있기 때문이다.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텐센트의 향후 20년을 위한 새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의 후반전은 산업인터넷 경쟁력에 달려있다”며 “이번 개혁은 AI와 5세대(5G) 통신 등 변화하는 시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 '속도'와 '젊은피'로 무장한 샤오미···AI '올인'하는 바이두
빠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기업조직의 '세대 교체' 역시 불가피하다. 중국 토종 스마트폰 기업에서 인터넷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샤오미가 지난 9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출생자)를 전면 배치하면서 더 젊은 기업으로 탈바꿈한 이유다.
샤오미는 TV·생태계·MIUI(샤오미 운영체제)·엔터테인먼트 4개로 나눠진 사업부를 10개로 잘게 쪼갰다. 사업부문별 의사 결정 단계를 짧게 해 경영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TV·노트북PC·스마트하드웨어·사물인터넷(IoT)플랫폼·생태계·전자상거래·인터넷1부(MIUI)·인터넷2부(게임과 음악 등)·인터넷3부(개발자)·인터넷4부(TV와 영상, 생방송 등) 등 신설된 10개 사업부의 대부분 수장(총경리)은 바링허우 간부 위주로 임명했다. 이로써 총경리 평균 연령대는 38.6세까지 낮아졌다.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은 내부 서신에서 "노병(老兵)이 없으면 계승이 안되고, 신병(新兵)이 없으면 미래가 없다"며 "샤오미는 젊은 관리 간부들을 대거 발탁해 더 활력있고 진취적인 지휘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샤오미는 조직 내부에 그룹 참모부·조직부를 신설함으로써 그룹의 '대뇌'도 강화했다. 참모부는 최고경영자(CEO)를 도와 그룹 발전 전략을 짜고, 사업부별 전략을 지시한다. 조직부는 고위간부 임명·교육, 그리고 전체 그룹 조직구조 설계를 담당하게 된다.
중국 시대주보(時代周報)는 "샤오미가 '대뇌'와 '근육'을 통째로 바꾸는 대수술을 감행했다"고 평가했다. 리둥훙(李東紅) 칭화대 경영학원 혁신창업 및 전략부 부교수는 "이를 통해 내부 정책 결정과 집행을 더욱 속도감 있게 하고, 직원들의 자주성을 높여주고, 친 시장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인 바이두는 이미 일찌감치 '인공지능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바이두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AI와 관련없는 부서를 싹 정리하고, AI 사업에 '올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