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드려!" 간식 보고 '안달' 난 강아지

2018-10-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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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 간식 다 떨어졌다구영?"

[노트펫] 간식을 보고 안달 난 강아지 영상이 보는 이들의 미소를 자아내고 있다.

영상은 앉아있는 강아지를 비추며 시작한다. 주인이 "엎드려"라고 하자 강아지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세를 고쳐앉는다. 주인이 재차 "엎드려"라고 하자 잠시 엎드렸다가 이내 다시 앉기를 반복하는 모습에서 간식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난다.



영상 속 강아지는 배추, 지난달 견생 6년 차에 접어든 재패니즈 스피츠다.

반려인 은지 씨는 "간식 앞에서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 귀엽다"며 배추의 영상을 제보했다. 귀여운 배추의 모습을 동네방네 알리고 싶었던 차에 '노트펫'이 새로 개설한 제보하기 가 눈에 들어온 것.

은지 씨는 노트펫의 '그려드립니다'코너를 통해 배추의 초상화(?)도 받은 적이 있다.

배추는 '앉아' '엎드려' '손' 등 간단한 명령어를 알아듣는다.

평소에는 이들 명령어를 잘 구분하는 반면 간식을 보고 흥분한 상태에서는 간식을 줄 때까지 앉았다 엎드리기를 반복한다. 앉기도 했고 엎드리기도 했으니 둘 중 하나는 얻어걸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이처럼 흥분을 참지 못해서일까. '기다려'는 4년째 초급반에 머물러있다.

은지 씨는 "배추가 하는 행동을 보면 어린아이와 다를 바가 없다"며 "맛있는 걸 먹기 위해 부모님이 칭찬할 만한 행동을 이것저것 다 해보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식탁에 배치한 은지 씨와 배추의 폴라로이드 사진. 현재 은지 씨는 배추에게 무한애정을 쏟는다.

은지 씨와 배추의 인연은 남편을 통해 맺어졌다. 배추는 은지 씨 남편이 은지 씨와 교제하기 전부터 키우던 강아지다. 두 사람이 함께 살면서 자연스레 배추도 가족이 됐다.

배추는 은지 씨와 가족이 되기 전과 가족이 된 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산책하다 만나는 언니'였던 시절 배추는 헤어질 때가 되면 뒤도 돌아보지 않았지만, 현재는 은지 씨가 다른 방향으로 가면 요지부동으로 은지 씨가 사라진 방향만 보고 있다.

또 배추는 한 명이 산책을 시킬 때보다 부부가 함께 산책을 시킬 때 더 즐거워한다는데, 은지 씨는 배추의 이런 행동 하나하나에서 감동한다고 했다.

은지 씨가 공용화장실에 다녀 오면서 찍은 사진. 배추는 이때까지 은지 씨가 사라진 방향만 보고 있었다.

은지 씨와 배추는 숨길 수 없는 공통점이 있다. 겁이 많다는 점이다.

둘은 바깥에서 작은 소리만 나도 누가 들어오는 거 아니냐며 깜짝 놀란다. 집에 둘만 있다가 인터폰 벨 소리나 현관문 노크하는 소리라도 나면 부둥켜안고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함께 산책하러 나갔다가 다른 강아지를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형견은 물론이고 몰티즈나 시츄 같은 소형견이 다가와도 서로 도망가기 바쁘다.

크게 의미를 두긴 어렵지만, 그래도 둘 중 우열을 가리자면 은지 씨가 조금 나은 편이다. 배추는 2~3개월령의 소형견이 다가와도 도망가기 바쁘다. 반면 은지 씨는 "이 정도는 괜찮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른 공통점은 시쳇말로 '깔끔 떠는' 성격이라는 것.

은지 씨는 자신의 성격 때문에 반려견과의 동거는 어려울 거라 여겼다. 아이가 있는 집에 아이 물건이 펼쳐져 있듯 견주들의 집은 대개 반려견 용품과 털, 반려견이 훼손한 가구 등으로 지저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추 역시 은지 씨 못지않게 깔끔을 떨어 둘은 찰떡궁합이다. 먼저 배추는 산책을 다녀온 뒤 은지 씨가 리드줄을 정리할 때까지 신발장 앞에서 가만히 기다린다. 이어 화장실에 들어가 발을 씻기면 샤워기를 정리하고 수건으로 발의 물기를 닦아줄 때까지 화장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배추의 이런 행동은 은지 씨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었고, 세 가족을 이룰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은지 씨는 "배추가 처음 뽀뽀해주던 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은지 씨는 "아직 다른 강아지들이 무섭긴 하다"면서도 "배추와 함께 지내다보니 반려견이 주는 위안이 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배추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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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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