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금값과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고용률 등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추가 금리 인상 조건을 충족하는 가운데 안전자산 가치의 추가 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9월 2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1,196.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온스당 1,186달러대까지 떨어진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한 것이다. 다만 올해 들어 10% 하락한 점에 비춰보면 안심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CNBC는 최근 보도를 통해 "금값은 9월 들어서만 1.6% 하락했다"며 "최근 6주 연속 하락한 것은 97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장기 하락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28일 기준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달러당 113.69엔으로 2017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투자시장에서 해외 중장기 채권 매수가 늘고 있는 데다 강달러 이슈가 겹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다른 화폐의 환율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진다. 엔저의 영향으로 이날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전날 대비 323.30포인트(1.36%) 상승한 24,120.04에 거래를 마쳤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2017년엔 마이너스 금리 등 전 세계적으로 제로금리가 적용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며 "경제지표 호조와 적절한 인플레이션 등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실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3%(계절조정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8월 개인소득(세후 기준)도 7월 대비 0.3% 올랐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조건에 대체로 부합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연준은 25~26일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 현행 1.75~2.00%에서 0.25%p 높은 2.00%~2.25%로 상향 조정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3차례, 1차례 금리를 인상하는 등 점진적인 금리 인상 방침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