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강달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환율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정보매체 FX스트리트에 따르면 2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75% 높은 94.9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상승폭 기준으로는 8월초 이후 한 달 만에 최대 수준이다. 28일에는 좀 더 오른 94.99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다른 화폐의 환율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진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8일 오전 현재 도쿄 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3.60엔으로, 엔화 가치는 2017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투자시장에서 해외 중장기 채권 매수가 늘고 있는 데다 강달러 이슈가 겹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유로화 가치도 하락했다. 28일 현재 유로화 환율은 달러당 0.86유로로 전날보다 소폭 올랐다.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화폐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유럽의 경우 포퓰리즘 세력이 정권을 잡은 이탈리아의 예산안 설정을 두고 유럽연합(EU)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 불안이 계속될 전망이다. 2019년 3월 29일 발효를 앞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도 변수 중 하나다.
신흥국의 경우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터키 리라화와 브라질 헤알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등 주요 신흥국의 환율은 올해 들어 10% 이상 오른 상태다. 환율이 오를수록 상대적으로 달러화 표시 부채에 대한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신흥국 내 자금 유출이 심화될 위험성도 높다.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등 글로벌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도 강달러를 지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