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성추행 사건' 피해자 "청와대 청원글, 가해자의 주관적 얘기…당한 걸 당했다고 했을 뿐"

2018-09-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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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A씨 언론 인터뷰서 "제3자들이 '꽃뱀'·'정신병자'로 만들어…원하는 건 사과 뿐"

[사진=보배드림에 올라온 CCTV 영상 캡처]


'보배드림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A씨가 "명백히 피해 사실이 있는데 가해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진실이 왜곡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이 28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A씨는 "이후에도 나 같은 일을 당한 피해자가 꽃뱀으로 몰리고 여론몰이 당할까 무서워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도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가해 남성의 아내가 쓴 글은 사실관계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글이었다. 10개월 동안 그 사건을 모르다가 남편이 구속된 걸 법원에서 통보 받고 찾아가 남편에게만 들은 주관적 얘기를 마치 사실처럼 올린 것 같다"며 "언론이 무책임하게 기사 쓰고, 모자이크 처리도 안 된 범행 현장 CCTV 영상을 올리고 유무죄 여부를 멋대로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A씨는 "내가 한 일은 당한 걸 당했다고 얘기한 것 뿐"이라며 "피해 당하지 않았다면 나와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는 처음 본 남자를 자비를 들여 변호사까지 선임해 1년 가까이 재판해 가며 성추행범으로 만들 이유도 없고, 나의 주관적인 느낌이나 추측으로 사건을 이렇게 끌고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A씨는 "굉장히 빠르게 (가해 남성의) 손이 들어왔다"며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잡았고 고의적인 추행이 분명했다. CCTV 화면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실제론 입구가 생각보다 넓었고 내가 몸을 옆으로 틀고 있어서, 장소가 좁아 지나가다 불가피하게 닿거나 스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A씨는 "고의로 엉덩이를 잡았기에 반사적으로 반응했다. 잡는 순간 바로 뒤돌았고 따졌다"면서 "CCTV를 보면 나를 지나면서 팔을 벌렸다가 나를 지나고 다시 모으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를 만진 후 손을 반사적으로 모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내 증언을 뒷받침 해 줄 CCTV와 같은 정황 증거들이 있었고 경찰과 검찰의 조사, 사법부의 재판 절차를 거쳐 10개월 만에 나온 판결"이라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실관계가 맞지 않은 글로 인해 실제 사실관계와 조사과정은 무시됐고 제3자들이 사건을 판결하고 나를 '꽃뱀' 또는 '정신병자'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기사 댓글엔 '꽃뱀'부터 성적 모욕,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이 수두룩했다"며 "계속해서 기사가 나오고 사건이 점점 이슈가 되며 내 입장을 밝히고 2차 가해에 대응도 제대로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A씨는 "현장에서 바로 사과했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가 원한 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그것 뿐"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6일 중고차 온라인 매매 사이트인 '보배드림'에 '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작성자는 남편이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억울하게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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