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외신들은 19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을 신속히 보도했다. 특히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들어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남북 정상은 19일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김 위원장이 교착상태에 있는 미국과의 협상에 물꼬를 트기 위해 과감한 한 수를 두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언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WP)는 이번 선언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는 별로 없었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매체는 평양공동선언의 주요 내용을 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약속하고, 북한이 미국의 상응 조치 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쇄 가능성을 제시하고,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점으로 요약하며 이 같이 전했다.
블룸버그는 워싱턴 외교 전문가들의 초기 평가를 인용해 “남북정상회담은 계속된 소통을 약속하는 자리였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북한이 일부 핵시설 폐쇄를 위해 해외 전문가의 참관을 허용한다는 점은 옳은 방향으로 가는 조치라면서도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시설을 신고하라는 미국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김 위원장이 진정한 의미에서 약속을 실천할지도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추가 개최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진 리 연구원은 트위터에 “북한이 종전선언을 위해 필요로 하는 나라는 미국”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위한 더 강한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할 경우 북한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서울을 가게 되는 것이라면서 큰 관심을 내비쳤다. 블룸버그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문 대통령이 철저한 통제 하의 평양에 가거나 김 위원장이 중립국 싱가포르에 가는 것과는 달리 훨씬 큰 리스크를 안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