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물류 허브 꿈꾸는 태국...전자상거래 개발 박차

2018-09-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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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부경제회랑 등 물류 허브 구상 초읽기

'태국 4.0' 전략 일환으로 전자상거래 활용도 높여

쿠팡과의 협력 통해 태국 식료품 전용몰 개설도

[사진=연합/로이터]


태국이 전자상거래 활용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82%에 달하는 동남아 2위 경제국인 태국이 중국·한국 등 국외로 활로를 넓히면서 역내 '물류 유통' 선두주자 자리를 꿈꾸고 있다. 

◆ 동부경제회랑 구상 속 물류 허브 초읽기...'태국 4.0' 전략 박차
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부경제회랑(Eastern Economic Corridor·EEC)’ 프로젝트는 국내 주요 공항들을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동남아시아경제연합(ASEAN·아세안) 최대 규모 개발 구상이다. 지정학적인 장점을 활용, 역내 최고의 물류 허브이자 아시아 물류 관문이 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국은 CLMV(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와 육로 연결이 가능하고 바다에서는 말레이시아, 인도 등과 연결된다. 농산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콜드체인(신선 식품의 유통 방식) 확보 등 물류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해온 태국 정부의 오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태국 정부가 전자상거래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런 정책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태국은 현재 농업 기반 '태국 1.0' 전략, 산업화 기반의 '태국 2.0', 중공업 수출 기반의 '태국 3.0'을 넘어 '태국 4.0'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과 기술, 창조 등 3대 요소를 바탕으로 하는 '가치 기반 경제'를 추구한다는 것으로 태국 정부 주도의 디지털 경제 전략과 맞닿아 있다.

BMI 리서치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6개국의 전자상거래 산업 규모는 지난 2017년 377억 달러에서 2021년 648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태국의 경우 2017년 전자상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고 태국 전자상거래개발원(ETDA)은 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이 태국 정부와 손잡고 스마트 디지털 허브 및 디지털 전환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 태국 진출을 본격화 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MOU에 따라 알리바바는 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역점 사업인 ‘디지털 허브 구축’에 약 3억 달러를 투자할 전망이다. 향후 3년 간 태국산 농산물 4억 2800만 달러어치를 구매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 4월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은 태국의 한 호텔에서 자사 쇼핑몰인 T몰을 통해 태국산 두리안 8만 개가 1분 만에 품절되는 모습을 직접 시연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향후 T몰에서는 두리안 등 태국 과일을 넘어 세계 1위의 수출량을 자랑하는 태국 쌀 매장을 입점시킨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 "두리안 완판 인상적" 한국 내 현지화도 적극 나서 

태국 정부는 중국·한국 등 외국에서 '거미줄' 형태의 전자상거래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태국 상무부 국제무역진흥국(DITP)이 쿠팡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3위 수준의 전자상거래 시장인 한국에서 태국 제품 직거래 채널을 열기로 한 것이다. 위라씨니 논씨차이 주한태국대사관 상무공사관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서의 '두리안 완판'이 인상깊었다"며 "한국은 전자상거래 성장 속도가 빠른 시장인 데다 관광업 등 태국과 긴밀한 접점이 있는 만큼 태국 제품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쿠팡 웹 사이트에는 태국 식품 전용 판매 카테고리인 '태국몰(Thai Mall)'이 개설됐다. 태국몰에서는 과일맛 캔디류, 코코넛 음료, 커피, 헬시푸드를 비롯해 팟타이와 현지 양념 등 태국의 인기 있는 식료품에 대한 판매가 개시됐다. DITP는 그동안에도 한국수입협회(코이마)와 함께 온오프라인상에서의 태국산 제품 판매에 협력해왔지만 전자상거래 사업을 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파찌 피에르 가이라싸그 쿠팡 컨슈머블 시니어디렉터는 "쿠팡은 그동안 이탈리아산 제품과 프랑스산 제품 등 5만여개의 상품을 망라한 오가닉몰을 운영해오고 있었지만 단일 국가를 위한 카테고리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음식류를 넘어 뷰티, 홈데코레이션, 가구, 애완동물 용품 등 태국몰에서 더 많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DITP와 쿠팡 측은 "DITP가 쿠팡에서 판매할 다양한 태국 제품의 조달을 지원하고 쿠팡의 로켓 배송 서비스를 조합한다면 한국 고객들의 구매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양측의 윈윈 전략을 추구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세안 역내 전자상거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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