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대내외 악재와 이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지속하면서 A주 상장사의 '주가 방어전'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이라고 21세기경제보도가 12일 보도했다.
1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중 2653.31까지 떨어지면서 지난달 20일에 기록한 30개월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반등을 이끌 상승호재는 부재한데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대외적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로 중국 증시는 최근 수 개월간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상장사의 방어전도 역대 가장 치열한 양상이다. 신문은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의 통계를 인용해 올 들어 총 702곳의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를 통해 밝혔고 이 중 490개 기업이 실제로 주식 회수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매입 규모가 241억 위안(약 4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지난 6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등이 상장사 자사주 매입에 활기를 더하고자 관련 법 개선을 요구하면서 매입 소식이 쏟아졌다. 6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무려 71개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고 이 중 33곳이 실제로 주식을 사들였다. 매입 규모는 약 17억 위안에 육박한다.
중국 대표 게임업체인 완메이스제(完美世界)가 3억4600만 위안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 바이주 제조업체인 서더주예(舍得酒業), 리궁(理工)환경과학이 각각 3억 위안, 2억6000만 위안으로 그 뒤를 쫓았다. 올 들어 자사주 매입이 활발한 분야로는 컴퓨터, 제약·바이오, 기계설비, 전자·전기설비, 화학공업, 미디어 등이 꼽혔다.
안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 A주 자사주 매입 규모는 역대 최대로 투자심리 위축을 방지하고 주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 자사주 매입 횟수가 빈번해지고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사주 매입의 표면상의 목적은 주가 하락세가 기업의 실제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고 향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어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또, 기업의 실제 의도가 경영권 방어 등 다른 것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중국 대표 가전업체 메이디(美的)그룹의 경우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 달 여간 무려 4차례나 자사주를 매입했다. 평균 매입가는 주당 45.76위안 정도다. 하지만 내부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일시 거래를 중단하기 직전 거래일인 9일 메이디는 올 들어 최저치인 39.96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자사주 매입 평균 가격과 비교해 무려 12.7%가 급락한 것인데 이는 18억 위안 어치 주식을 회수한 메이디가 2억3000만 위안의 손실을 입었다는 의미다.
중국 증시에 드리운 먹구름도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바닥 찾기를 지속 중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반등은 어렵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