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은행장들의 만남이 불발로 끝났다. 계획에 없던 만남에 긴장했던 은행장들도 한숨 돌리는 눈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김상조 위원장과 은행장들의 만찬은 태풍 솔릭의 북상으로 취소된 후 만남 자체가 무산됐다.
그동안 은행연합회 만찬에는 금융당국 수장이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금융 전문가들이 주로 참석했다. 때문에 공정위원장이 초청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지난 5월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6월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7월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초청된 바 있다.
만남이 무산되면서 은행장들도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김 위원장이 금융행태에 대해 부당함을 지적하는 시간이 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위는 5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구매 입찰 과정에서 주요 은행이 부당한 방식으로 납품 가격을 낮췄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KB국민·KEB하나·우리은행과 농협중앙회, 전국은행연합회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바 있어 긴장감은 더했다. 공정위가 은행권을 정조준한 것은 2012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사건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도 김 위원장과 은행장들의 만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찬 취소 당시 일정을 재조율하지 않았는데, 김 위원장은 앞으로 열릴 국정감사 준비 등으로 11월까지 바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달 27일 예정된 만찬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리스크,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지원 등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 언급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