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권력을 열병식을 통해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 행사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올해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열병식은 최근 양국의 관계가 다소 교착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열려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번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북핵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수위조절을 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영국의 BBC 방송은 "미국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ICBM은 도발적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이 점을 북한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 역시 "이번 행사는 과거의 비슷한 행사보다 다소 축소된 것으로 보였다"면서 "과거보다 훨씬 더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안보전문 컨설팅 회사인 ST 애널리틱스의 마커시 쉴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자신이 성취한 것들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함과 동시에 자신이 비핵화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면서 "새로운 것(무기)들을 과시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행사는 북한과 미국의 외교 관계가 아주 민감한 시기에 열렸다"면서 "북한은 미국에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으며, 김정은은 평화협상을 김정은 정권의 합법화와 국제 제재의 완화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비무장지대(DMZ)에서 건네졌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8일 전했다.
이번 친서 전달은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무산돼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다시 대화무드가 조성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이 내게 보낸 개인적인 서한이 오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서한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관해 말하자면 참 흥미롭다. 처음에는 거칠게 시작했다. 사람들은 내가 너무 거칠다고 생각했다. 내가 백번은 말했듯 인질들이 돌아왔고 미사일과 로켓 (발사), 핵실험이 없다. 이런저런 레토릭(수사)들이 있었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