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은 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을 심각한 위험으로 규정하고 내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통화 정책이 수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강조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금리 인상에 소극적이었다. 이날 발언은 정책의 방향 전환을 신호하는 것이라 주목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3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발언을 강조하면서 터키가 “인플레이션과의 전면전을 치를 때가 왔다”고 밝혔다.
이는 3일 발표된 인플레이션이 17.9%를 기록하면서 3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 뒤에 나온 반응이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배제한 근원소비자물가상승률도 17.22%로 3달째 악화됐다. 리라 약세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 관측통들은 중앙은행이 다음 주 회의에서 과감한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안 그래도 추락한 시장의 신뢰가 더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시장은 현재 17.75%인 기준금리를 7~10%p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2%p 인상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터키 리라 폭락 사태가 시작한 것은 미국인 목사 앤드류 브런슨의 구금을 둘러싼 터키와 미국의 갈등이 주요 원인이었으나 터키 중앙은행이 정부의 입김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위기를 부채질 한 것이 사실이다.
터키 리라는 올해 들어서만 달러 대비 40% 이상 추락하면서 신흥국 위기설을 부추겼다. 3일에도 리라는 달러 대비 1.8% 하락하며 달러당 6.63리라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