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신흥국 위기설 현실화? 환율 불안 속 무역전쟁 우려에 '빨간불'

2018-09-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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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페소화·브라질 헤알화 환율 회복세

아르헨 긴축 정책·브라질 대선 등에 변동 우려 높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한 남성이 환율 정보가 표시돼 있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로이터]


환율 불안 등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제 불확실성이 가시화되면서 남미 신흥국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방침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신흥국 연쇄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달러화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전일에 비해 소폭 하락한 36.80페소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통화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8월 들어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가 30% 급락했던 점에 비하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도 달러당 4.06헤알로 전날(4.1504헤알)에 비해 소폭 올랐다. 헤알화 가치는 8월에만 8.46%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세계 최고 수준인 60%로 상향 조정하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적극적인 구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낙관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3일께 내년 재정적자 수준을 국내총생산(GDP)의 1.3% 이하로 조정하는 긴축 재정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 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면서 민심의 불만이 격화되는 가운데 긴축 정책까지 나오면 국민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페소화 가치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브라질 시장의 변동성도 여전하다. 10월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친(親)시장 성향의 후보가 약세를 보이는 등 정치적 불안이 여전한 탓이다. 

문제는 글로벌 통상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신흥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의견 수렴 절차가 남아 있지만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중국도 보복 관세 부과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캐나다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 관련 협상이 불발된 것도 이런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양측은 오는 5일 협상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남미 신흥국 경제 위기설은 터키 리라화 급락에 따른 '터키 쇼크' 당시 이미 나왔지만 시장 전망보다 빨리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은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이미 커피와 설탕 등 주요 수출품목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 안정세를 찾고 있는 터키 리라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 등에 연쇄 위기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콜롬비아와 칠레, 멕시코 등 거시적인 연계가 없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시사 등 글로벌 유동성 요소가 일부 지역에 위험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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