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천명하고 ‘관광산업 위기 대응 매뉴얼’을 구성해 단기적 외부환경 변수에 심하게 영향 받는 관광산업의 뿌리를 더 탄탄하게 해야 한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난달 20일 본지와 만나 관광산업의 현실에 대해 진단하고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관광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훈 교수는 "일본이 국가사회 문제해결 방법으로 '관광'을 활용하는 정책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지역 활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본은 지역 활성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래관광객을 지역에 유치하는 전략을 전격 활용했다.
그 결과 실제 급격히 지역관광 중심 정책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고, 올해는 외래객 3000만명이 일본 전역을 여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총리 차원에서 핵심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하는 전략이 유효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의 관광산업에 대한 지도력과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것.
그는 "일자리 창출, 미래융합산업으로서 관광산업의 중요성, 특히 국민행복산업으로서 관광을 새롭게 인식하고 과감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한 관광이 돼야
이훈 교수는 지속 가능한 관광을 실현하기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정부에서 시장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며 "시장 다변화 전략을 확대해 시장별 점유비율을 비중국권으로 꾸준히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무슬림 시장 확대와 더불어 해외 장애인을 비롯한 고령시장을 준비하는 '유니버설 관광', '모두를 위한 관광'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양적 성장에도 신경을 쓰되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상품 개발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며 "방한 외래관광객이 오래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방안, 체험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면서 지출도 늘릴 수 있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국인의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해 국내 관광의 매력을 알리고, 국내 관광에 대한 내국인의 불만 요소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훈 교수는 무엇보다 공정관광과 지속 가능한 관광 철학이 관광산업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산업 간 공정성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마을 관광 등 작은 단위의 관광을 통해 생활밀착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것이 새로운 관광산업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가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관광산업, 국가기간산업으로 천명해야
이훈 교수는 끝으로 "미래산업으로서 관광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천명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관광은 단기적 외부환경 변수에 심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반동 역시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지만 산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과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관광산업에 위기가 발생하면 관광기금 융자 등 국가 차원에서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역시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에 직면했을 때 이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책은 관광진흥기금뿐이었다"며 "하지만 지역별 특수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침체기부터 회복기까지 통상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원기금을 지역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관광산업 위기 대응 매뉴얼을 구축해 각 산업과 정책이 사전대응체계를 탄탄하게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거시적 관광산업 정책을 마련하고 미래에 대한 올바른 산업 방향을 설정, 이를 바탕으로 산업기반이 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인프라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훈 교수는 "관광산업이 산업 측면에서는 과거의 경영방식에서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미래지향적이고 거시적 감각으로 접근하는 산업이 돼야 하고 이것을 이끌 유능한 인력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산업도 '사람'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란 얘기다.
그는 끝으로 "'힘이 센 종이 강한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 가장 강하다'는 진화의 논리를 관광산업이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