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신차 판매량 증가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무역분쟁과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요 둔화는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국에서 두드러진다. 미국의 자동차 수요 역시 7년 연속 증가하면서 고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역시 수요가 위기 전 수준까지 회복하면서 점차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신차 판매도 급증세를 보이던 중국의 경우 7월 신차 판매량이 159만 대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3%나 감소했다. 올해 기준으로는 2017년에 비해 증가율이 1.2%를 기록할 것으로 LMC오토모티브는 전망했다. 2016년의 13% 증가율이나 2017년의 2.1%에 못 미치는 전망치다.
유럽 역시 수요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긴 했으나 올해 상반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비 2.9% 증가하면서 작년 상반기 증가율인 4.7%에 훨씬 못 미쳤다.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편이긴 하지만 자동차 시장을 위협하는 역풍이 심상치않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최대 위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이다. 이미 자동차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폭탄관세로 인한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관세폭탄은 세계 시장에서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글로벌 경제에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일본 등에 수입산 자동차와 차량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중국과의 무역전쟁 규모 역시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대로 2000억 달러가 추가될 수 있어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멕시코와 양자 무역협정을 타결하는 등 일부 갈등은 해소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자동차 판매 증가율의 둔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멕시코의 양자 협정은 북미산 자동차 부품 규정을 강화하면서 자동차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한 중국과 유럽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더욱 강화되는 것 역시 자동차 업계가 관련 기술에 많은 비용을 쏟아붓게 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컨설팅업체 오토퍼시피의 데이브 설리번 애널리스트는 "신차 판매 둔화는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와 자율차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와 맞물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