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이 첫 방송부터 배우들의 미친 열연과 속도감있는 전개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새 주말특별기획 ‘숨바꼭질’(극본 설경은, 연출 신용휘)은 대한민국 유수의 화장품 기업의 상속녀와 그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여자에게 주어진 운명, 그리고 이를 둘러싼 욕망과 비밀을 그린 드라마다. '주말극 퀸' 이유리의 안방극장 컴백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이 드라마는 첫날 방송부터 시선을 뗄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았다.
대한민국 모두가 부러워하는 재벌의 상속녀이자 ‘메이크퍼시픽’의 전무인 민채린의 모습은 껍데기에 불과할 뿐, 사실 그녀는 진짜 재벌의 딸을 살리기 위한 대용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민채린은 그런 사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란(조미령)이 자신이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 어디서나 엄마를 향해 달려가는 애정까지 보였다.
하지만, 민채린의 수난은 쉽사리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 나해금(정혜선)은 어떻게든 채린을 태산그룹의 문재상(김영민)과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기 때문. 결국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 나온 채린은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한 날 밤 재상의 수행비서 은혁(송창의)이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앞으로 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 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첫 방송에도 불구하고 ‘숨바꼭질’은 폭풍 전개와 배우들의 미친 열연으로 4회 연속 방송된 120분을 그야말로 시간순삭 시켰다. 무엇보다 정신 병원까지 감금되었다가 눈부시게 하얀 웨딩드레스까지 입으며 극과 극을 오가는 열연을 펼친 이유리의 하드캐리 역시 단단히 한몫했다는 평가다.
'숨바꼭질'은 소재 면에서는 출생의 비밀과 뒤바뀐 운명, 정략결혼과 정신병원 감금, 도청 등 재벌가의 피도 눈물도 없는 비인간적 행태와 그 속에서 생존을 위해 아등바등하는 인물의 내적 갈등을 적절히 섞었다는 점에서 흔한 통속극의 전형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빈 틈 없고 속도감 넘쳤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며 이런저런 판단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출발을 알렸다.
대체적인 '막장 드라마'에 시청자의 비판 의견이 쏟아지는 것과 달리, '숨바꼭질'에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실제로 4회 연속 방송된 120분간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해 1부 3.2%, 2부 7.2%, 3부 7.0%, 4부 8.1%를 각각 기록했다.(이상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아직은 '숨바꼭질'은 SBS '그녀가 말할 것 같으면'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2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숨바꼭질' 1~4부는 3.2%, 7.2%, 7%, 8.1%(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은 5.7%, 8.4%, 8.7%, 10.4%의 시청률로 '숨바꼭질'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이유리가 주말극장에 어떤 '마술'을 부릴 수 있을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