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해 다시 한번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양국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0억 달러어치 상대국 상품에 대한 25% ‘맞불 관세’ 부과를 개시하기로 한 시점에 양국이 서로의 요구 사항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은 좋은 결과를 바라고 있겠지만 무역전쟁은 악화될 것”이라고 마이클 허슨 유라시아그룹 아시아부문 책임자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다만 중국이 이를 받아들일리 만무하다는 게 허슨 책임자의 의견이다. 그는 “최근 중국 경제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그의 측근은 이를 큰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트럼프 행정부는 더욱 강력한 요구 조건을 내걸 것이지만 중국 측의 입장도 앞선 3차례 협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협상이 시작된 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미국의 일방주의가 미래 국제 관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의 일방주의적 미국 우선주의에 반기를 들고 있다”며 “지난 200여년간 다자주의적 외교 정치를 펼쳤던 미국이 트럼프로 인해 고립될 위기에 놓였고 국제 질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중앙(CC)TV의 자회사인 CGTN(China Global Television Network)도 무역협상 재개 이전인 20일 미국의 무역공세에 대해 “중국의 단점을 깨닫게 해줘서 고맙다”며 “덕분에 중국은 경제 개혁과 더 많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고 비꼬았다.
중국 공산당의 의견을 대변하는 중국 관영 언론들의 이 같은 보도는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의 요구 압박에 호락호락 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된다.
한편 양국은 협상 마지막 날인 23일 160억 달러어치 상대국 상품에 대한 25% ‘맞불 관세’ 부과를 단행 했다.
미국 정부가 예고대로 160억 달러 (약 1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자 중국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담화를 내고 "미국이 남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23일부터 중국 수입품 160억달러 어치에 25%의 관세를 매겼고, 이는 명백히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번 관세부가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