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무역전쟁, 경기둔화 등 악재로 중국 주식시장은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선포한 3월 22일 이후 지난 17일까지, 상하이 종합지수는 약 18% 폭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가 7% 오른 것과 비교된다.
중국 당국이 증시 부양에 나섰다는 신호도 벌써 포착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0일 장중 한때 2650선까지 밀리다가 오후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며 2700선 코앞까지 올랐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대표팀'이 장 마감 직전에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대형 우량주를 대거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지수 상승을 견인한 건 금융주를 비롯한 대형 우량주였다.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 등 4대 국유은행 주가가 1~2% 넘게 오르는 등 전체 금융업종 평균 상승폭이 1.66%에 달했다. 차이나유니콤 4.44%, ZTE통신 2.7% 등 주요 우량 IT 관련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이날 오전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불러서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는 소식도 흘러나왔다. 이는 그만큼 최근 중국 주식시장의 불안한 흐름을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당국이 증시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중국 주요 관영 경제지들도 잇달아 증시 안정과 부양을 강조하는 문장을 게재했다. 중국 4대 경제 관영매체 중 하나인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이날 1면 헤드라인에 '증시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여덟 가지 조치'라는 제목의 문장을 게재했다.
여기에는 ▲보험·증권·은행 등 상장 금융회사와 국유기업의 자사주 매입 장려 ▲국유기업의 부채 출자전환 ▲사회보장기금, 양로기금 등의 증시 유입 확대 ▲사모투자 발전 ▲중국증권금융공사(중국 정부를 대변해 주식을 거래하는 국영기업)의 역할 확대 ▲자본시장 개방 확대 등의 증시 부양 조치가 포함됐다.
중국증시 부양 기대감에 외국인 자금도 이날 대거 유입됐다. 외국인들은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상하이·선전 주식시장에서 모두 57억 위안어치 가까운 주식을 순 매입했다. 지난 6월 4일 이래 약 두 달 여 만의 하루 평균 최대 액수다. 중국 평안보험(4억8600만 위안),구이저우마오타이(4억3100만 위안), 우량예(4억 위안), 초상은행(2억 위안), 하이뤄시멘트(1억1300만 위안) 등 대형 우량주를 대거 순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 '큰손'인 중국 대형 보험사도 움직이고 있다.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에 따르면 이날 중국 대형 보험사들은 상하이선전(CSI) 300지수 종목 등 대형 우량주와 금융주를 최소 수 억 위안씩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