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속속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비용 증가 및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 등을 고려한 조치지만 미국 경제 호조에 따른 자신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코카콜라, 식품회사 크래프트 하인즈, 캠핑카 제조사 위네바로 인더스트리얼, 항공기 엔진 제조사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기업들의 가격 인상은 자칫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4.1%에 달할 정도로 호조를 이어가고 소비자 수요도 견조하자 기업들이 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을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과감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관리업체 발앤게이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짐 러셀은 WSJ에 “기업들은 미안한 기색 없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기업들의 실적을 낙관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미국 주요 기업들은 2009년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들 중 80%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2분기 순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3.5%에 달했다. 매출 증가율 9.2%에 비해 2.5배 이상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미국 경제 호황에 따른 수요 증가가 배경으로 분석된다.
에너지부터 헬스케어까지 전 업종에서 골고루 순익이 늘었다. 그 중에서도 국제유가 회복에 힘입어 에너지 업종의 순익은 전년비 2배 이상 늘었고, 금융과 기술업종 역시 순익이 각각 25%씩 증가했다.
러셀 매니저는 “올해 1~2분기 실적이 감세로 수혜를 봤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이 여러 해에 걸쳐 구조조정을 하고 비용을 줄이고 자사주를 매입한 효과도 함께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에 약 4366억 달러(약 490조원)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