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살인 폭염이다. 일본에서 열사병 환자로 인한 사망자가 일주일 사이 65명이나 발생했다.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앞둔 일본 당국은 더위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16~22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사병으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가 2만2000명을 넘었다고 NHK가 일본 총무성 자료를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2008년 7월 집계 시작 후 최대치다. 작년에 비해서는 3배나 늘었다. 사망자도 65명에 달했다. 3주 이상 입원이 필요한 중증환자는 700명에 육박한다.
폭염의 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20년 하계 올림픽을 앞둔 일본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정이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예정되어 있어 올해와 같이 심각한 폭염과 맞물릴 경우 선수들의 건강이나 기량뿐 아니라 흥행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
1964년 도쿄올림픽은 악명 높은 일본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10월에 개최됐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일본의 7~8월 평균 기온이 당시에 비해 더 높아졌다. 아스팔트와 빌딩, 에어컨 실외기와 자동차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도심열섬 현상도 심각하다.
이달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찰단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폭염이 올림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열어두었다고 밝혔다. 고려 중인 대책에는 마라톤 시작을 오전 7시30분에서 7시로 앞당기는 등 일부 경기 시간을 조정하는 안이 포함됐다.
또한 경기를 중단하는 더위의 기준을 마련하고, 오는 8월 18일부터 시작되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더위 대책 마련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림픽을 보러오는 관중들을 위해서는 경기장 주변에 기온이 28도 이상, 습도가 70% 미만일 때 자동으로 미세 물분자를 분사하는 시스템을 설치하고, 경기장 입구 앞에 가설 천막과 대형 냉풍 장치도 설치할 예정이다. 마라톤 코스나 주요 경기장까지 가는 길을 열기가 덜 방출되는 재료로 다시 깔거나 커다란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드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폭염을 피하기 위해 개최 일정을 11월 말부터 12월 중순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현재 IOC 규정은 하계 올림픽 기간을 7~8월로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