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가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안보 경고'를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사이버보안평가센터가 제4차 연례보고서를 통해 "화웨이와 관련된 영국의 주요 통신설비가 국가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에 대해 대량의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는 지난해 공개된 보고서와 비교해 강경한 어조로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음을 보여준다고 FT는 설명했다.
영국은 지난 2010년 화웨이가 영국에 통신 관련 핵심부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신 화웨이사이버안보평가센터를 설립해 화웨이 장비를 테스트하고 관리·감독하도록 했다.
미국 등에서의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안보 우려'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12년에 화웨이와 ZTE의 '스파이' 가능성을 거론해왔고 실제로 화웨이 통신설비 제품의 미국 등 다수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중국 첩보 당국이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를 숨겨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백도어는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가 무단으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루트로 이를 이용해 기밀 정보를 빼낼 수 있다.
보고서가 공개되기 3개월 전에는 미국과 영국 당국이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중싱(中興·ZTE)을 주목했다. 영국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와 미국 관련 부처가 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ZTE에 제재를 가한 것이다. 당시 NCSC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영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이동통신사들에게 ZTE 장비 사용 중단을 요구했다.
최근 우리나라 통신사가 화웨이를 주목한 상황에서 나온 소식으로 시사점도 크다.
LG유플러스가 4G망 구축 당시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SK텔레콤과 KT 등이 화웨이 장비 구매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속도가 빠른 점을 이용해 5G시장 선점을 노리려는 것이다. 하지만 당국이 중재에 나서면서 현실화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급성장하고 있는 거대 기업이다. 화웨이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세계 시장에서의 휴대전화 판매량이 1억대를 넘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돌파 시간을 2개월이나 앞당긴 것이다. 지난해 화웨이는 총 판매량 1억5300만대로 삼성, 애플 다음의 세계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