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중국 최고지도부의 '우군' 확보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중동과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협력과 개도국 간의 협력 강화 등을 모색한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사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이 19일 8박 9일의 아랍에미리트(UAE), 세네갈,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리셔스 등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의 소개에 따르면 중국 국가 주석이 UAE를 방문하는 것은 29년래 처음이다. 아부다비 왕세자는 물론 두바이 군주인 셰이크 빈라시드 알마툼 UAE 부통령 겸 총리와 회동하고 환영식에 참가해 양국 간 협약을 체결한다. 환영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주석의 세네갈 방문은 9년만으로 시 주석이 처음으로 서아프리카 국가를 찾는 것이기도 해 의미가 있다. 시 주석은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역시 협력을 약속하는 문건에 서명한다. 중국 주석의 르완다 방문은 사상 처음이다.
취임 후 3번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 주석은 시릴 라만포사 대통령과 회동해 양국 협력 강화를 논하고 중국-남아프리카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남아공에서 열리는 제10차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모리셔스에서는 프라빈드 주그노트 총리를 만나 실무협력 강화를 모색한다.
주요 일정에서 엿볼 수 있듯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와의 연대와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 일방주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된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제 세계화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중국이 해법으로 내놓은 '일대일로' 추진에 속도를 올렸다는 사실도 주목할 포인트다.
쿵 부부장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의 이번 UAE 방문은 협력강화를 모색하고 해안지역 '일대일로' 조성과 중동 평화·안정 유지 등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상호 성장을 모색해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를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은 순방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18일 UAE 언론에 '함께 전진해 미래를 만들자'라는 제하의 문장을 기고하고 "UAE와 진심으로 신뢰하는 전략적 파트너, 공생·공유의 협력 파트너로 도약하길 바란다"면서 "일대일로 추진과 융합발전을 모색하고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하며 경제 세계화가 한층 개방·보편·균형·공영의 방향으로 발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도 기대감을 표출했다. 인민일보 해외망은 19일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의 의미가 크다면서 방문국 수가 많아 광범위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대일로 협력 강화의 의미와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0일 사평을 통해 "중동과 아프리카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모두 상징한다"면서 "광범위한 개발도상국은 국제이슈에 있어 중국의 천연동맹군"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아프리카 국가를 '거지소굴'로 비하했던 사실을 지적하고 이는 미국과 서방 다수 엘리트들이 아프리카를 멸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중국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협력의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외교에 있어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