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은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18년 상반기 부동산시장 동향 및 하반기 전망' 세미나를 통해 올해 하반기 전국 주택시장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이 각각 -0.1%, -1.0%로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감정원은 매매시장과 관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현실화 △보유세 개편안 △기준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 등 요인으로 주택시장의 매수심리 위축과 안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채미옥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정비사업 등의 개발 호재와 도시재생사업의 가능성이 높은 서울 및 일부 수도권 지역은 소폭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지방은 지역 경제시장 위축과 입주물량 증가로 하락해 전국 매매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시장의 경우 전반적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물량 공급 확대로 대부분 지역이 하락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무엇보다 서울 임차 수요가 수도권 택지지구의 신규 주택 등으로 분산돼 전세가격이 수도권 및 지방 모두 하락할 것으로 감정원 측은 내다봤다.
감정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말미암아 투자수요 및 실수요의 매수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수요층이 주택 구입을 당분간 보류하거나 시기를 조정할 수 있어 주택거래량은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확정될 보유세 개편안 수위와 추가 발표 정책 규제 강도에 따라 거래시장은 다소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강도 높은 재건축 규제가 이어지면서 이달 재건축 수주 전망치는 57개월 만에 처음으로 70선이 무너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건설사들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재건축 수주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69.6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0월 67.6을 나타낸 이후 처음으로 7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주택시장 전반의 동향을 나타내는 HBSI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치로, 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다.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건설사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재건축 외에도 재개발(71)과 공공택지(73) HBSI 전망치 모두 전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특히 재개발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어, 건설업체의 수주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국이 63.4를 기록해 2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서울(84.8)과 대구(80.4)만이 80선을 기록했다.
나머지 지역에선 △광주 50 △충남 42.8 △경북 48.1 △대전 66.6 △경기 61.5 △부산 57.8 등 전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 사업자들이 이달 주택사업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전북(36.3)과 울산(37)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주택건설 수주 비수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수급 조정에 따른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발표 등 규제 강화와 서울 재건축 시장의 위축이 맞물리면서 주택사업경기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