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야심작인 ‘홈플러스 스페셜’의 서울 1호점 목동점이 12일 문을 연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기존 대형마트에 창고형 할인점을 결합한 것으로, 두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지향한다. 목동점은 지난달 27일 처음 개장한 대구점, 서부산점에 이은 세번째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이며, 서울에선 첫 번째 매장이다.
흔히 대형마트를 찾으면 ‘카트끼리’ 부딪히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은 그런 불편함부터 제거했다. 매대 간격을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많게는 22%까지 늘렸다. 성인 8명 정도가 매대 사이에 일렬로 서도 넉넉할 정도다.
쇼핑 동선이 넓어진 만큼 매대 면적은 과감히 줄였다. 이에 따라 판매 상품 종류도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 위주로 기존 2만2000여종에서 1만7000여종으로 20% 가량 줄였다. 대신 이 가운데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인 상품은 2400여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상품 종류는 줄었지만 가격 경쟁력은 높였다. 홈플러스 스페셜의 가격정책은 ‘허리를 숙이면 더 저렴해진다'는 콘셉트다. 윗칸에는 1~2인가구 수요가 높은 단품과 소포장 상품을, 아래칸에는 창고형 할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용량 상품을 박스째 갖다놨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김순임(52, 신정동)씨는 “신라면 5개입은 3380원인데, 바로 아래칸에 30입 한박스는 1만7580원이라 박스째 구매하기로 했다”면서 “같은 상품을 용량에 따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으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의 카트는 쇼핑 목적에 따라 두 가지로 마련됐다. 소용량 제품 쇼핑을 원한다면 ‘하이퍼 카트(180리터)’를, 창고형 제품을 다수 구매할 경우 ‘클럽 상품용 카트(330리터)’를 각각 이용하면 된다.
상품 구성이 바뀌면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한층 줄었다. 물건이 빠질 때마다 수시로 채워넣던 속칭 ‘까대기’ 작업을 줄이고 박스 단위 진열과 팔레트 방식으로 바꾼 덕분이다.
특히 신선도가 생명인 축산과 수산의 경우는 사전포장(Pre-Package) 방식으로 바꿨다. 오전 중 당일 판매분량 만큼 미리 가공 및 포장을 완료해 수시로 손질하던 부담이 줄었다. 축산 코너의 한 직원은 “미리 반나절치 상품을 패킹해놔서 판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커리와 델리, 수산, 축산 매대는 매장에서 직원들이 직접 빵을 굽고 축·수산물을 가공·포장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도록 오픈형으로 만들어 고객 신뢰도를 높였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본부장(전무)은 “보다 넓어진 동선과 효율성이 강조된 진열방식이 직원들의 피로도를 덜고, 나아가서는 ‘워라밸’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고객은 갑작스런 창고형 할인점 변신에 대해 거부감도 보였다. 미취학 자녀 둘을 뒀다는 윤은수(37, 목동)씨는 “돼지고기를 사려고 보니 대부분 1kg이 넘는 대용량이라 당황했다”면서 “이틀에 한번 꼴로 장을 보는데, 창고형 상품이 다수를 차지하니 오히려 선택의 폭이 줄어든 것 같다”고 난색을 표했다.
김 전무는 “현재 창고형 상품과 일반 소포장 상품의 비율은 6대 4 정도이나 고객들의 수요에 따라 그 비율은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면서 “앞서 대구점과 서부산점도 처음에 낯선 반응이 많았지만, 개장 이후 2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2% 상승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13일 동대전점을 비롯, 서울 수도권 등 주요 광역도시와 전국 주요 기존 점포들을 전환해 연내 20개 홈플러스 스페셜을 개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꾀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