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 빙자 자녀체벌 금지해야”…천정배, 민법 개정안 발의

2018-07-0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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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녀징계 범위에 폭행·상해 제외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이 자녀 체벌을 금지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남궁진웅, timeid@ajunews.com]


훈육이나 교육을 빙자한 부모의 자녀 체벌을 금지하는 법안이 여야 공동으로 발의됐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광수·유성엽·장병완·조배숙·황주홍 평화당 의원, 박주현·장정숙 바른미래당 의원, 이용호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현행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보호 또는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징계 범위는 명시하지 않아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 자녀 체벌에 대한 민·형사 책임 면책과 항변 이유로 이용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고준희 사망 사건이나 2016년 평택 아동학대 사망 사건 등의 가해 부모들은 자녀를 훈육 차원에서 때린 것이지 학대·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2015년 ‘아동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 정신적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5조 2항도 아동학대 사건에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 역시 학대와 훈육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현행 민법 때문이다.

현행법은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 아동권리협약에도 위배된다. 아동권리협약은 모든 영역 아동에 대한 체벌 금지 원칙을 포함하고 있다. 협약 당사국은 이를 지켜야 한다. 2017년 현재 스웨덴과 스코틀랜드 등 52개국이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은 아동에 대한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친권자의 징계 범위에 폭행과 상해 같은 학대 행위는 제외하는 규정을 넣었다.

천정배 의원은 “체벌은 자녀 훈육 방식이 돼서도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라면서 “아동학대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체벌에 관대한 사회적 의식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인권 선진국처럼 체벌을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라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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