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바람 잘 날 없는 신흥국 경제 '산 넘어 산'..."최대 피해국은 대만"

2018-07-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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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EM지수 안정적...통화지수 하락폭 0.1% 미만으로 제한

무역갈등 따른 생산 감소·외국 자본 유출 등 리스크 많아

전문가들 "무역 의존도 높을수록 불리...대만이 최대 피해국 될 것"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면서 연초부터 각종 악재가 겹쳤던 신흥국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G2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대만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의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4개국 신흥시장 중대형주 주가를 반영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24개국 신흥시장(EM) 지수는 이날 1059.97을 기록하면서 닷새 만에 처음 상승세로 돌아섰다. 7일 기준 JP모건 신흥시장통화지수(EMCI)는 하락폭이 0.1% 미만으로 조정됐다. 
신흥국 경제지표가 뉴욕증시, 아시아증시 등과 더불어 크게 동요하지 않은 이유는 무역전쟁 가능성이 충분히 예고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상반기 내내 통화 가치 하락, 외국 자본 유출 등으로 몸살을 앓은 상황에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후폭풍이 더해지면 충격이 불가피한 탓이다.

일단 신흥국에 다수 제조업체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무역 갈등에 따른 생산 감소가 이어지면 경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의 변수도 리스크로 남아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경기가 되레 위축될 수 있는 탓이다. 실제로 올해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상했던 터키의 경우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5.4%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면서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외국 자본 순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의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신흥시장 주식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502억 달러(약 56조7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23억 달러(약 47조2491억원) 수준을 보였던 전년 동기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이다. 반면 외환 변동에 따른 매력이 반영돼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본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역 의존도가 높을수록 타격이 크다는 전제 하에 대만이 이번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대만의 글로벌 교역 체인 참여율은 67.6%에 달한다”며 “특히 주요 수출 품목은 반도체, 컴퓨터, 플라스틱 등으로, 글로벌 경기 하락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의 10%가 대만을 거쳐가는 만큼 중국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대만은 이 분야 수출을 바탕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8%에 해당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때문에 대만에서는 단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 제조업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새로운 생산체계를 구축하거나 유럽·동남아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무역 갈등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국가로 꼽힌다. 미·중과의 무역 관계를 재정비해 새로운 틈새 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산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그간 주류를 차지했던 미국산 농산품의 대체품으로 자리잡는 한편 주요 수출 품목인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중국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등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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