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고가주택이 밀집된 강남권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주택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하반기중 금리인상 가능성, 경기 침체 우려 등 악재가 겹쳐 주택시장에서 매수세의 관망은 더 짙어지고 당분간 거래 소강상태도 심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부동산 시장 단기적 심리 압박·거래 절벽 유지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점진적이긴 하나 매년 공동시장가액을 5%씩 올리는 영향이 고가 주택을 보유할수록 점차 세금이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권 거래시장 등 다주택자들의 심리적 타격은 확실히 있을 것이며, 당분간 거래소강 상태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은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집값은 하반기까지 보합 내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유세 강화 등 정부 부동산 규제로 인한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규제로 거래절벽이라는 상황이 왔지만 강남권 집값은 약간의 충격으로 호가 정도 내리고 있고 강북 뉴타운과 세종시 집값은 오히려 약간 상승했다"면서 "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다르다.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고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집값이 하향곡선을 그리며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집값이 약간의 보합 수준을 유지하다 회복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책이 개정되고 3~4년 정도 시간이 흘러 과표 자체를 시장거래가격에 맞춰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공시지가에 실거래가가 반영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당장 시장이 크게 변화될 것은 없어 단기적으로는 현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종필 세무사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종합부동산세 대상자의 세부담률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세액을 주택가격 상승분과 비교해보면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며 "고가주택 보유자가 세제개편으로 당장 보유주택을 팔지는 않겠지만 심리적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내 인기가 높은 지역은 대기수요를 충족할 만큼 공급이 충분치 않다 보니 적절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 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 시장은 상승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인상·경기 침체 장기화 대내외적 변수 큰 영향
오히려 올해 하반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기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두성규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 금리가 인상되고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 갭투자가 대부분인 다주택자들에게는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는 "서울 강남권은 급격히 집값이 오르면서 조정을 받을 시기인데 보유세를 올리면서 더욱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거시경제가 부동산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금리 인상과 국내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 국내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진 랩장은 "공시가격에 실거래가를 반영하라는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과세표준이 계속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행되니 시장은 부담될 수밖에 없다"면서 "게다가 현 소득세는 굉장히 낮은 편인데 거래할 때 내는 세금, 즉 양도세가 너무 가중됐다. 결국 보유세와 양도세 둘 다 강화하면 시장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양도세 중과 규제를 완화해서 주택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