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성공적인 도시바 지분 인수에 일본 현지법인까지 설립하면서 ‘SK’ 알리기에 직접 나섰다. 박 사장의 SK 브랜드 관리는 일본에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한 여자 프로골퍼 이보미 선수에 대한 후원이 신호탄이다. SK하이닉스의 일본 시장 진출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스포츠 스타를 후원해 부족했던 현지인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여자 프로골퍼 이보미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SK의 로고를 유니폼 어깨 부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후원 금액은 수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후원은 일본 현지에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박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미국 베인캐피털 등과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인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 남은 과제는 일본 내 SK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 박 사장은 여러 방안을 두고 고민한 끝에 이보미 선수 후원이라는 스포츠 마케팅을 선택했다. 자국의 대표 전자기업인 도시바 경영에 외국 기업이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일본 내부의 우려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SK텔레콤은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의 브랜드 관리는 SK텔레콤이 최근 설립한 일본 법인과 기존 현지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도쿄에 법인 ‘SK텔레콤 재팬’을 설립했다. 주요 사업 분야는 리서치, 컨설팅 등 통신 외 분야다. SK텔레콤의 자회사 아이리버가 인수한 SM라이프디자인컴퍼니(SM LDC)와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는 일본에서 각각 굿즈 사업과 콘텐츠 사업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일본 진출이 여러 방면으로 늘어나고 있다”라며 “이보미 선수 후원이 SK텔레콤의 여러 사업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2007년 8월 KLPGA에 데뷔한 이보미는 2010년 KLPGA 대상과 다승, 상금, 평균타수 부문에서 역대 5번째로 4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이보미는 일본으로 건너가 JLPGA에서도 승승장구하며 2015년 상금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당시 일본 남녀 프로골프 역사상 한 시즌에 상금 2억엔(약 20억3000만원)을 돌파한 최초의 선수로 기록돼 화제를 모았다. 정상급 실력과 함께 출중한 외모와 바른 태도 등도 부각되면서, 이보미는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 여자골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