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이슈] 통신비 인하 최대 피해자 '알뜰폰'...망 도매대가 현실화 한목소리

2018-06-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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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고용진 더민주 의원 국회서 ‘알뜰폰 활성화 대책’ 주제로 토론회

이통 3사 알뜰폰 자회사, 사실상 이통사와 마찬가지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고용진 의원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이하 알뜰폰협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알뜰폰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진단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정명섭 기자]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로 비현실적인 망 도매대가와 이동통신 3사의 알뜰폰 시장 지배력 전이 등이 지목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고용진 의원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이하 알뜰폰협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알뜰폰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진단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문재인 정부의 가계통신비 정책 이후 타격이 불가피한 알뜰폰업계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알뜰폰사업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임대해 이용자에게 자체 브랜드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2011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이동통신 3사가 과점한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고, 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알뜰폰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알뜰폰은 가격 경쟁력과 전파사용료 면제 등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2012년 127만명에 불과하던 가입자가 774만명(올해 4월 기준)까지 늘어났다. 점유율은 12.2%까지 늘었다. 그러나 알뜰폰업계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264억원을 기록, 수익성은 낮은 수준이다. 현 정부가 선택약정요금할인율 인상,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등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펴면서 낮은 가격이 경쟁력인 알뜰폰업계의 적자 폭이 심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비현실적인 망 도매대가가 지목됐다. 망 도매대가는 전파사용료와 함께 알뜰폰업계의 중요한 원가 요소다. 알뜰폰이 이동통신사에 제공하는 도매대가 등 지급비용은 전체 서비스 매출의 45% 수준이다. 가격이 1만원인 요금제를 판매하면 4500원이 이동통신사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이에 알뜰폰이 요금 가격과 혜택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도록 도매대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알뜰폰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은 망 도매대가”라며 “데이터 중심 이동통신시장에서 현 도매대가로는 대용량 데이터를 원하는 이용자에게 맞는 데이터 중심 요금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알뜰폰업계는 이동통신 원가를 기반으로 한 도매대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도매대가에는 이동통신사의 영업이익과 통신망 관련 모든 비용뿐만 아니라 콘텐츠 비용, 경상연구 개발비 등 도매제공과 관련 없는 비용까지 포함됐다는 것이다.

황성욱 알뜰폰협회 부회장은 “망 도매대가에는 도매제공과 관련 없는 비용이 포함돼 있다”라며 “도매대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 중에 이동통신 3사의 자회사가 포함된 것 역시 알뜰폰 활성화를 막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자금력이 탄탄한 모기업을 등에 업고,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시장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출시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들의 점유율 증가를 사실상 이동통신 3사의 몫으로 보는 것이다. 또한 망 도매대가 협상 등 모기업이 불리한 이슈에 딴지를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알뜰폰업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알뜰폰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가입자가 늘고 요금도 저렴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내막을 보면 이동통신 3사의 수직 계열사들이 30%를 점유하고 있다”며 “일반 알뜰폰 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이 낮은 것은 비효율적인 도매대가와 마케팅 경쟁 열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이동통신 3사의 자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41개 알뜰폰 사업자는 흑자”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도매대가 인하 협상에 나서고 있고 전파사용료 면제를 위해 매년 노력하고 있으며, 미진한 부분은 추후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정책 마련 시 알뜰폰업계가 협회를 중심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전성배 국장은 “알뜰폰 44개 사업자마다 망 도매대가 수준과 유통망 확장 등에서 이견이 있어 모든 사업자를 만족시키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라며 “이동통신 가입자 다수를 위해 통신비 정책을 우선 진행하고, 알뜰폰업계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으면 그에 대한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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