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이 냉랭해지면서 중소 거래소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도입된 거래 실명제를 전후해 론칭한 거래소 가운데 시장에 제대로 안착한 곳은 전무한 상황이다.
17일 암호화폐시장에 따르면 16일 오케이코인코리아의 24시간 거래량은 1BTC(비트코인)에 불과했다. 대표적인 국내 거래소 업비트의 이날 비트코인 거래량이 3300BTC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SCI평가정보가 운영하는 에스코인도 암호화폐 거래량이 거의 없다. 거래 수수료 할인 및 페이백, 에어드롭 이벤트 등을 진행해도 신규 고객 확보는커녕 기존 고객의 거래도 이끌지 못하고 있다.
론칭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신규 거래소들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로 오픈한 다른 거래소들은 더욱 심각하다. 올 상반기에만 10개 안팎의 거래소가 문을 열었거나 열 예정이지만 신규 자금 유입이 더뎌 거래량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이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대 대형 거래소들의 거래량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쉽게 성장하기 힘든 구조인 데다가 지난 10일 중소형 거래소 코인레일에서 400억원 규모의 해킹사건이 발생하면서 투자 심리가 잔뜩 움추러든 탓이다. 여기에 신규 계좌 발급까지 받지 못하면서 중소 거래소들이 사실상 영업 중단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어 수익이 크게 나지 않으면 운영비와 투자비가 확보되지 않아 보안 등 시스템 운영이 불안할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며 "투자자들은 거래량이 많고 인지도가 높은 거래소를 이용해 사고를 당해도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수수료 할인 이벤트 등으로는 더이상 고객 유입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