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례없는 압승이 점쳐지면서 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3당 대표의 향후 행보도 엇갈릴 전망이다.
먼저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5·9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당내 확고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지선 연승을 이끈 데다 문재인 정부 취임 1년 동안 별 탈 없이 당을 관리하면서 추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당권 도전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민주당에선 벌써부터 계파별·인물별 계산이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당장 차기 당 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만큼 친문이나 비문 모두 당권경쟁에 치열하게 임할 가능성이 크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이르면 14일 사퇴할 전망이다.
애초 홍 대표는 광역단체 17곳 중 6곳 수성에 실패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으나, 이날 개표 결과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2곳에서 우세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는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본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이라며 "그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개표가 완료되면 내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적었다.
한국당은 14일 오후 2시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홍 대표가 사퇴하고 열리는 전당대회에선 정우택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나경원·김무성 의원 등 중진의원들과 이완구 전 총리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전당대회가 열리더라도 홍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 안팎의 반발을 무릅쓰고 다시 전면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당 내부에선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53명으로 구성된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홍 대표와 당 지도부 전원이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발표 직후 비상행동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일부 의원은 해당 내용에 대해 사전에 고지·전달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당분간 자숙의 기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 공동대표는 결과와 상관없이 지방선거가 끝나면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바른미래당에선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박주선 공동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등이 차기 당 대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아울러 안철수 후보의 재등판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유 공동대표 측 관계자는 "유 공동대표는 곧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이후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 대표는 14일 오전 10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포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