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 조세·재정 입법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인 재정특위가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선거 이후에나 진행할 모양이다. 당초 이르면 지난달 말 개최될 것으로 보였지만 '뜨거운 감자'인 보유세 인상 등이 논의 과제로 손꼽히면서 논란과 억측을 빚어냈기 때문이다.
다만, 권고안 발표를 앞두고 2주 안에 국민 여론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보이는 만큼 이미 답은 정해놓고 보여주기식의 이벤트를 벌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관계자는 "특위 위원과 외부 전문가 등 7명 내외의 전문가 패널들이 조세·재정 입법안에 대한 토론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청회에서의 토론 주제는 재정특위 내에서 논의됐던 보유세 인상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중과'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며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80%)을 90~100%로 높이는 방안에 대한 검토여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재정특위는 지난 4월 9일 공식 출범한 뒤 국세청 국세행정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을 역임했던 강병구 인하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호선했다. 30명의 조세 및 재정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정부 조세개혁안 등을 논의해왔다.
보유세 인상안 등 국민들의 재산권과 직결돼 있는 사안인 만큼 특위는 당초 국민 여론 수렴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국민 여론 수렴이나 다양한 의견에 대한 토론보다는 다소 정부의 정책 흐름에 결과를 맞추는 것은 아니냐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4월 초께 재정특위가 위원장 선임에 차질을 빚는 과정에서 한 조세재정분야 전문가(사립대 교수)는 "재정특위에서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를 내놓고 토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다수의 학계 전문가들도 다른 얘기를 꺼내기보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특정 방향으로 얘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재정특위 위원으로 들어가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출범한 재정특위가 이달 말 권고안 발표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공청회(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는데 상당부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재정특위 관계자는 "시간 상 여유가 없기 때문에 공청회는 하루만 진행하는 것"이라며 "내부 발제와 함께 외부 전문가와의 토론을 통해 국민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