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가 조만간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지방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자칫 은행에 맞는 인재채용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채용 일정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모범규준이 마련되면 추후 일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필기시험으로 객관성은 높일 수 있지만 정량평가에만 몰두하다보면 자율성이나 유연성 부문이 저해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인재가 배제되는 점도 문제다. 그동안 지방은행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하는 만큼 그 지역 문화와 분위기를 이해하고 연고가 있는 직원 채용에 적극적이었다. 해당 지역 출신자나 대학 졸업자를 채용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그러나 최근 채용비리 논란을 겪은 만큼 지역 인재를 뽑는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방은행에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신규채용이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우선 시중은행들의 채용 과정과 금융권 전반의 분위기를 파악한 뒤 채용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필기전형은 서류나 면접에 비해 정량적인 지표를 보여줄 수 있어 논란의 여지는 줄일 수 있지만, 단편적인 점수화로 은행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지방은행의 하반기 채용 계획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