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은행,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과 상호 교류 늘린다

2018-06-0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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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국수출입은행과 코트라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기업 및 한국계 현지기업 등을 대상으로 '전대금융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수출입은행 제공]


국책은행들이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는 베트남과의 교류를 대폭 확대하고 나섰다.

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현지에 은행을 설립하거나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현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연평균 7%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되는 금융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코트라와 공동으로 100여개 기업을 초청해 '전대(轉貸) 금융 설명회'를 개최했다.

전대 금융이란 수은이 해외 현지 은행에 돈을 빌려주면, 해당 은행이 현지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이나 한국 물품을 수입하려는 현지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수은이 해외 현지 은행을 영업지점처럼 활용할 수 있어 한국 기업의 수출은 물론 현지 영업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수은은 현재 비엣틴뱅크(VietinBank), 베트남 투자개발은행(BIDV), 테크컴뱅크(TechcomBank) 등 베트남 현지 3개 은행에 총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한도(Credit line)를 설정해뒀다.

또한 최근 개최한 제22차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워크숍 세미나에는 베트남을 포함, 몽골과 이집트 등 총 15개 개발도상국의 개발협력을 담당하는 고위공무원 등 19명을 초청했다. 행사에는 수은의 베트남 사무소에서 채용된 현지 직원이 참석하기도 했다. 

기업은행도 베트남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도진 행장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기간에 맞춰 현지를 방문했다. 김 행장은 당시 법인 설립 인가와 관련해 베트남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2019년까지 베트남 호찌민·하노이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지 중앙은행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중앙은행 소유 국영상업은행 BIDV와 상호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BIDV는 하노이 증시에 상장된 국영상업은행으로, 베트남 2위 은행이다.

해당 MOU에 따라 산업은행은 한국계 기업뿐 아니라 현지 우량 기업 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베트남 현지 업체와의 네트워크 확대도 꾀하게 됐다. 

국책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신남방(新南方) 정책'과 맞닿아 있다.

실제 수은이 진행했던 전대 금융 설명회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맞아 한국 경제사절단이 마련한 한-베 비즈니스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진행된 행사다.

수은 관계자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대베트남 경협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전대 금융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전통적인 수출 외에도 현지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남방정책으로 중소기업의 아세안 국가 진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그러한 면에서 중소기업 해외 금융을 지원하는 기업은행은 정부와 궤를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현황을 전했다.

베트남 은행의 총자산은 외국인 투자 증가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따른 금융 수요 증가로 2008년 이후 연평균 16% 규모로 신장해왔다.

2017년 9월 말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은 총 10개다. 그중 수은은 법인 1곳, 기업은행은 지점 2곳, 산은은 사무소 1곳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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