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ZTE가 미국 정부 제재를 해결하더라도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ZTE가 미국의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29일(현지시간) CNN은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미국 상무부의 거래 금지 조치로 ZTE의 올해 매출이 최대 20%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제재를 풀어도 ZTE는 수조원의 매출 손실에 더해 고객 관계 악화, 브랜드 이미지 손상 등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에서 신규 통신사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지만 신뢰도 하락으로 기존 고객들이 에릭슨이나 노키아 등 다른 업체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커런트 애널리시스(Current Analysis)의 애널리스트 아비 그린가트는 “ZTE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인 화웨이도 같은 위험에 처해있다”면서 미국 국방부가 지난 2일 전 세계 미군기지 내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스마트폰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했다. 미국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화웨이 스마트폰과 ZTE 통신장비 등이 중국 정부의 정보수집 통로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최근 협상을 통해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중단시킨 제재 대신 13억 달러의 벌금, 경영진 교체, 미국 감사 책임자 선임을 조건으로 하는 'ZTE 제재 해제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 내 강경파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보다 앞선 22일 의회 동의 없이 ZTE 제재 완화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켜 ZTE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