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빅데이터 산업 발전에 온 힘을 쏟을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6일 중국 구이저우(貴州) 구이양(貴陽)에서 열린 ‘중국 국제 빅데이터 산업 박람회‘의 개최 축하 편지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망(新华網)이 28일 전했다. 최근 중국은 ‘빅데이터 강국’을 꿈꾸며 빅데이터 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등 전력을 다하고 있다. 관련 기업은 빅데이터 기술 활용 범위를 넓히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박람회 개최지인 구이저우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양회에서 구이저우를 세계적인 첨단 기술 산업단지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빅데이터 관련 산업을 우선 추진 과제로 삼기도 했다.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던 구이저우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으로 서부 내륙 지역의 빅데이터 거점으로 변모한 것이다.
구이저우가 빅데이터 요충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지원 외에 설비 유지에 유리한 기후, 편리한 교통 인프라 등도 꼽힌다. 빅데이터 설비는 일정한 온도와 습도 유지가 관건인데 구이저우는 연중 평균 기온이 15도 전후로 빅데이터 센서 운영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요건을 바탕으로 구이저우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운영사 텐센트다. 지난해 6월부터 구이저우에 15만㎡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건설 중이다. 데이터센터에는 수만 대의 서버가 설치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구이저우에 둥지를 트는 빅데이터 기업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해당 지역에 입주한 빅데이터 관련 기업은 1000개에서 9000개 가까이 늘어났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와 중국 대표 통신 3사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 등도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있다.
◆올해 빅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 6200억 위안 전망
구이저우의 성장은 중국 빅데이터 산업 성장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 중국공산당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빅데이터 발전조사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빅데이터 산업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0% 늘어난 4700억 위안(약 80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전했다.
이 중 핵심 분야인 빅데이터 하드웨어 산업 규모는 전년대비 39% 늘어난 234억 위안이다. 보고서는 중국 빅데이터 산업 시장이 올해 6200억 위안으로 성장할 것이며 매년 성장률이 30% 이상 유지돼 2020년에는 1조100억 위안(약 17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중국 빅데이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 4월 '빅데이터 거래의 한·중 비교: 기업 활용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2020년에 2100억 달러(약 224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중국이 전 세계 빅데이터 총량의 20%를 차지하는 빅데이터 대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BAT∙화웨이∙ZTE, 시장 주도권 싸움 치열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주요 기업의 빅데이터 산업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상산업연구원(中商產業研究院)이 공개한 빅데이터 기업 발전지수 순위에 따르면 화웨이가 190점으로 1위에 올랐고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151, 147점으로 2,3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 ZTE(中興∙중싱,143)과 바이두(134)가 이었다.
화웨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린970’을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빅데이터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중관춘온라인에 따르면 최근에는 빅데이터 활용 신기술을 금융업계에 제공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알리바바도 클라우드 서비스 계열사인 알리윈(阿里雲)을 통한 공공 클라우드 시장 장악, 관계사인 앤트파이낸셜(螞蟻金服·마이진푸)을 통해 제3자 결제 서비스 등 핀테크 시장에서 막강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빅데이터, AI 등 분야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텐센트와 바이두는 각각 게임 콘텐츠, 검색 엔진과 자율주행차 등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ZTE도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AI 구현에 필수적 기반인 5세대 기술을 빅데이터를 통해 확보하며 세계 4위 통신장비 업체로 성장했다. 비록 최근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빅데이터 기업 순위 상위권에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