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태양광 시장이 뜬다

2018-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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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시장 2020년까지 100GW 달할 전망

인도의 근로자가 지난 3월 방갈로에서 170㎞ 떨어진 지역에서 작업하면서 태양열 발전 패널을 가리키고 있다. [EPA 연합]


인도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수년 내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시장으로 성장할 태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주장하며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천명한 가운데 세계는 파리기후협약을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파리기후협약 이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도 정부는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인도 대도시의 공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으로 지난해 인도 고등법원이 노후 디젤차의 등록갱신을 전면 허용금지하는 등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큰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가 대안 전력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태양광 산업단지 조성시 시행사에 현금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태양광 에너지로 발생한 전력의 구매가격을 KW(킬로와트)당 4.43루피(70.34원)에서 4루피(63.52원)로 감액하면서 가파르게 떨어지는 태양광 장비의 가격을 감안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코트라(KOTRA)는 지난 19일 펴낸 보고서에서 인도 태양력에너지 발전시장이 연 20GW(기가와트)씩 커져 2020년까지 누적 설치량이 100GW에 달해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정부는 2022년까지 태양력 발전량 100GW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매년 태양력 발전설비를 대규모로 확충하고 있다.

인도 태양력 발전설비는 지난해 태양력 총 발전량이 13.57GW로 지상설비 12.32GW, 옥상설비 1.25GW에 달한다.

◆ 2022년까지 태양력 발전량 100GW 달성 목표

인도정부의 계획에 따른 연도별 설치된 태양광 설비발전량과 향후 예상 수요를 감안하면 2018년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12.5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 연간 수요가 20.28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는 한반도의 15배에 이르는 영토로 위도 30도에 걸쳐 남북으로 길게 포진해 지역별로 태양에너지 잠재력에 큰 편차가 존재하는 가운데 평지와 사막지대가 많은 북부 라자스탄, 서부 구자라트가 태양력 발전소를 설치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고 남부 타밀나두, 안드라프라데시도 위도가 낮아 일사량이 풍부하다.

이들 지역은 주요 도시가 위치한 지역으로 전력수요가 많아 태양광 설비 확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환경문제를 감안해 화력 비중을 낮추고 원자력, 수력,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화력발전의 비중은 약 67%로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모디 총리는 석탄발전의 비중을 낮추고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인도정부의 정책에 따라 원자력, 수력,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정부의 계획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2026~27 회계연도 기준 원자력 발전은 현재의 2배, 신재생에너지는 5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인도 정부는 2022년까지 태양광 발전 시설을 20GW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모디 정부는 2015년 6월 내각결의를 통해 목표치를 대폭 확대해 2021~2022 회계연도까지 100GW까지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23일에는 태양광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2020~2021 회계연도까지 40GW 규모의 태양광 발전량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하고 이를 위해 810억 루피(약 1조2862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했다.

태양광산업단지는 SECI(인도태양에너지회사)라는 공기업과 주정부의 협력을 통해 조성하고 2019~20 회계연도까지 최소 50GW 용량의 발전소 50곳을 건립할 계획이다.

주정부가 산업단지 부지를 확보하고 시행사를 선정해 중앙정부에 사업을 통보하면 중앙정부는 시행사에게 계획단계에서는 250만 루피(약 3970만원), 프로젝트 시행단계에서 MW(메가와트) 당 200만 루피(약 3176만원) 혹은 전체 프로젝트 자금의 30%까지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 태양광 모듈, 중국산에서 다른 국가로 다변화할 듯

높은 수요에 비해 국내 공급량은 한정돼 있다.

인도는 서구, 동아시아 국가 대비 전반적인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으로 국내 태양광 설비 제조가 셀과 모듈의 단순 조립제작에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부의 발전량 확충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매년 20GW 상당의 태양력 설비 확충이 필요한 가운데 국내 생산량이 3GW에 그치고 있어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인도 정부는 태양광 설비 국내 제조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솔라 PV(광기전력, 반도체에 빛을 쬐었을 때 발생하는 전압) 생산 계획을 발표하고 태양력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국내 제품생산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PV 모듈을 중심으로 중국, 말레이시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산이 장악하던 인도 태양광 모듈 시장이 세이프가드 등 수입정책 변경으로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인도 정부가 수입산 태양광 셀/모듈의 세이프가드 발동을 검토하고 있어 빠르면 2분기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의 전망대로 20%의 추가관세가 부여된다면 유틸리티급 위주의 인도 태양광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인도 태양광 설치 셀/모듈의 90% 이상이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수입돼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캐나디안 솔라, 퍼스트 솔라, JA 솔라 3개 회사가 과점하고 있다.

보고서는 누적 태양광 설치량 중 89%가 유틸리티급 태양광 발전 시설로 편중돼 있는 인도의 시장 특징과 주거용 태양광 발전 시설 대비 상대적으로 모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유틸리티급 태양광 발전 환경을 감안할 때 인도의 올해 신규 태양광 설치량이 6GW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모듈의 70%가량이 인도로 수출됐으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인도로 유입되었던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로 다른 나라에 기회가 열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인도는 연 7% 이상 고속성장 중으로 전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발전 유력 사업지 중 하나인 안드라 프라데시는 지난해 4월 말 기준 발전용량이 1.86GW로 SB에너지, 소프트뱅크 에너지 등이 참가하는 쿠물 태양광 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돼 목표 발전용량이 0.9GW에 달한다.

라자스탄도 인도에서 면적이 가장 큰 주로 많은 지역이 사막으로 덮여 있어 태양광 발전에 적합한 사업지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지난해 3월말 발전용량이 1.78GW로 안드라 프라데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발전용량이고 인도 전력공사인 NTPC의 주도로 4단계에 걸쳐 2.25GW 용량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타밀나두도 조성 중인 태양광 산업단지의 0.648GW를 포함하면 주 내 발전용량이 2.1GW에 이른다.

인도는 넓은 국토로 송전망 보급에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도시지역과 이격된 농촌 마을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전력을 보급하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라자스탄 주는 2016~2017 회계연도에 91개 마을에 태양광 전력시스템을 통해 전력을 보급했는데 이 사업을 통해 6200가구가 100W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임성식 코트라 뉴델리 무역관 과장은 “인도 기업의 경우 기술력이 낮은 수준인 경우가 많아 기술협력 수요가 높고 현지 기업과의 조인트벤처, 기술제휴를 통한 현지 시장진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인도 신재생에너지 협회 회장은 한국기업의 인지도가 일본, 독일 등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인도 현지기업과의 구체적인 협업수요를 발굴할 필요가 있고 인도기업이 선진기술을 가진 외국 업체와의 기술제휴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으로 한국기업의 적극적인 인도시장 진출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임 과장은 “인도의 태양광 산업이 유망한 것은 분명하지만, 불충분한 송전망과 전력거래 인프라, 투명하지 못한 프로젝트 절차, 정부의 변덕스러운 행정절차는 인도 태양광산업 진출 시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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