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싱제(孫興杰) 중국 지린대 공공외교학원 교수는 2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SNS 매체 협객도(俠客島)를 통해 "북·미 회담은 하나의 '아름다운 오해'였다"고 꼬집었다.
◆한국 '중재외교' 문제 지적···북·미간 비핵화 둘러싼 입장차 너무 커
쑨 교수는 북·미회담이 무산된 주요 책임을 한국 정부로 돌렸다. 그는 "(북·미회담 추진이라는) 이 과정에서 한국은 아마도 '중재 외교' 역할을 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매우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국간 서로 공감대가 없는, 심지어 매우 커다란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쑨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된 또 하나의 이유로 회담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북·미간 분위기를 들었다.
그는 "북·미간 비핵화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 합일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또다시 '리비아 모델'을 들고 나왔다"며 "이는 북한의 핵심 이익을 건드려 분노를 자아냈다"고 전했다. 비참한 운명을 맞이한 리비아 지도자 카다피 최후를 언급한 것 자체가 북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모욕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만나봤자 별로 커다란 의미가 없다고 여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회담 가능성 여전···단 비핵화 전제돼야
하지만 쑨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만큼 향후 북·미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한 줄기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미 양국 지도자 모두에게 이번 회담은 매우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내 가장 중요한 외교적 성과 하나를 이룰 수 있고, 북한으로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자체가 커다란 외교적 승리로, 최소한 북한의 평화로운 핵 보유를 위한 매우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쑨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은 비핵화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최소공약수'를 만들기 위해 북·미 양국 모두 타협해야지만 비로소 북·미 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쑨 교수는 "실질적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 핵 실험장 폐기는 비핵화의 시작일 뿐이지만 북한은 아마도 이것이 곧 비핵화라고 여기는 만큼 북·미간 협상이 필요해 보인다"고도 전했다.
◆한반도 정세 긴장감 고조···'중국역할론' 강조
쑨 교수는 향후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되느냐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미간 협상을 진행하지 않으면 오늘날 어렵사리 얻은 한반도 정세 완화 국면은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비교적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북·미회담이 계속해서 취소되거나 혹은 실패한다면 이는 북·미 양국 국가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에 매우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쑨 교수는 "그러면서 앞으로 중국의 정책 결정이 비교적 중요하다"며 '중국 역할론'을 내세웠다. 그는 "중국은 사실 북·미회담의 보이지 않는 '담보자' 역할을 했다"며 "중국은 앞으로 북·미 회담을 추진해 나갈 것이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속해서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