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차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빙상연맹에 대해 실시한 특정감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감사를 진행하며 가장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감사 대상들이 규정이나 절차 위반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감사 결과 빙상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난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도 감사 과정에서 '빙상연맹에서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줬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노 차관은 전했다.
관리 단체 지정은 빙상연맹을 바꿀 수 있는 특단의 조치다. 관리 단체는 회장 선출이 제대로 되지 못하거나 집행부의 심각한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때 지정돼왔다. 지난 2년여 동안 회장을 뽑지 못했던 수영연맹도 관리 단체였다. 관리 단체로 지정되면 집행부 임원은 모두 해임되고, 대한체육회에서 파견하는 관리위원들이 집행부 역할을 대신 맡는다.
이 외에도 국가대표선수 선발과 지도자 임용 과정에서의 부적정한 사례, 경기복 선정과 후원사 공모 과정의 불투명성, 스포츠공정위원회의 부당 운영, 선배 선수의 후배 선수 폭행 의혹, 업무활동비와 회의 참석 수당의 부당 지급 등 빙상연맹 운영에 있어서 비정상적인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
특히나 지도자의 선수 폭행이나 선수 간 폭행은 뿌리 깊은 문제다. 이번 감사에선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심석희 폭행과 함께 2011년, 2013년, 2016년 국제대회 기간 중 해외 숙소 또는 식당에서 일어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 대표 선수의 후배 폭행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선수는 후배에게 훈계했다고 진술했으나, 피해자들은 폭행 일시와 장소, 상황을 일관성 있고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 문체부는 빙상연맹에 진상 조사 결과를 통보하고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 검토를 권고했다.
노 차관은 “우리 사회나 스포츠계에 결과지상주의나 성적지상주의가 만연한 것이 사실이다.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인권이 보장되지 않은 메달은 더 이상 사회나 국민이 반기지 않는다. 폭행은 심각한 범죄행위임을 염두에 두고 가혹 행위를 근절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