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100일간 대규모 투자유치" 중국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한달

2018-05-22 12:11
  • 글자크기 설정

124개 투자유치 임무리스트 발표…경마·스포츠도박은 제외

백만인재 유인, 59개국 무비자 정책, 친환경차 보급 등 정책 쏟아져

하이난성 테마주 달아올라…부동산 투기, 지방부채 억제도

하이난성 개요.


중국이 지난달 14일 '동방의 하와이' 하이난(海南)성을 중국 최초 자유무역항으로 만들겠다는 국가 '백년대계'를 발표한 지도 한 달이 넘게 지났다. 그 동안 중국은 하이난성 인재·투자 유치를 장려하는 대대적 정책을 내놓는 한편 부동산 투기·지방부채·도박 등에 대해선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며 강도 높은 규제책도 내놓았다.

◆"경마·스포츠 도박 제외" 100일간 대규모 투자유치

[자료=중국언론종합]


하이난성은 지난 20일 ‘하이난 자유무역항 중점 투자유치 임무 리스트’를 발표해 오는 8월말까지 100일간 대규모 투자유치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모두 124개 임무로 이뤄진 투자유치 리스트는 관광·현대서비스업·하이테크 기술 등 산업을 중심으로 하이난성이 집중 육성하는 12개 중점 산업 방면 관련 프로젝트에서 이뤄진다. 12개 중점 산업은 관광, 열대특색 고효율성 농업, 인터넷, 의료헬스, 현대금융서비스, 컨벤션, 현대물류, 석유천연가스, 바이오의약, 친환경 제조업, 부동산, 하이테크 교육·문화·스포츠 산업을 가리킨다.

투자유치 대상은 글로벌 500대 기업, 글로벌 업종별 선두기업, 유명 브랜드 기업으로 맞춰졌다. 인프라 건설, 하이테크 기술 방면에서 중국교통건설, 중국철로공정총공사, 중국철건, 중국건축, 중국 항천과기집단 등 중국 중앙 국유기업이 대규모로 포함됐다. 금융 방면에서는 미국 투자회사인 버크셔헤서웨이, 프랑스 악사(AXA) 보험,독일 알리안츠 보험, 뉴욕증권거래소, 런던증권거래소,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도쿄증권거래소 등도 포함됐다. 이밖에 알리바바·바이두·넷이즈·구글 등 중국 국내외 IT 기업도 투자 유치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것은 스포츠 경마와 스포츠 복권 사업은 이번에 발표한 투자유치 업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하이난성에서 중국 최초로 경마와 스포츠 베팅을 허용한다고 밝혀 시장엔 하이난성이 향후 '제2 마카오'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하이난성은 경마시설, 스포츠게임, 관광, 비즈니스 부대시설 관련 투자유치 대상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며, 스포츠 경기 베팅이나 복권 등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투자유치 조건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8년 근무시 아파트 지분 100% 소유" 백만인재 유인책

하이난성은 투자자금 이외에 인재 유치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역 인구의 40%가 농업, 나머지는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하이난성으로서는 고급인재나 하이테크 기술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이난성이 앞서 13일 '100만 인재유치 위한 액션플랜(2018~2025년)'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여기엔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한 창업·형신 장려, 주택 임대료 지원, 후커우(戶口·호구) 등록 지원 등의 우대정책이 포함됐다. 우수 해외인재에 최대 5년간 체류할 수 있는 취업비자 부여, 고급인재에 최대 5000위안 월 임대료 지원, 8년 근무시 정부 지원 아파트 지분 100% 소유 가능 등이 구체적 내용이다. 이를 통해 하이난성은 고급인재를 2020년까지 20만명, 2025년까지 100만명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난성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하이난성은 '동방의 하와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지난해 하이난성 방문 관광객 6745만명 중 외국인 관광객은 고작 100만명에 불과했다. 이에 하이난성은 이달부터 무비자 관광 허용국가를 기존의 26개국에서 59개국으로 늘려 올해 하이난성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 130만명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이밖에 오는 2030년까지 하이난성을 화석연료차 없는 친환경 섬으로 조성하기 위해 신에너지차량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하이난성은 올해 섬 전체 신에너지차량 보급대수를 5600대로 늘리고, 1만424개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0년말까지 신에너지차량을 3만대 이상 보급하고 충전소를 2만8000개 이상 설치해 2030년까지 화석연료차량을 모두 퇴출시킨다는 것. 이를 위해 오는 8월부터는 상하이·베이징처럼 하이난성도 자동차 구매제한령을 실시해 추첨이나 경매 방식으로 자동차 번호판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달새 60% 이상 급등" 하이난성 테마주 '들썩'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지정 이후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하이난성 테마주도 급등하고 있다. 

중국 증권정보업체 동화순(同花順)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대표적인 하이난성 테마주로 분류되는 다둥하이A(大東海A) 주가가 29.62% 오른 것을 비롯해 경마장 테마주인 하이난루이쩌(海南瑞澤)와 뤄뉴산(羅牛山) 주가가 각각 21.49%,  61.65%씩 뛰었다. 

하이난루이쩌는 앞서 3월 하이난성 싼야시에 승마·경마 시설을 건설해 승마박물관, 승마체험 관광 등 승마 특색 마을을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뤄뉴산도 지난 8일 287억8000만 위안 투자 예정인 하이난성 국제 경마촌 건설 사업 계획이 이미 하이난성 정부로부터 기업투자 등록증명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선전거래소는 뤄뉴산 측에  주가 띄우기 의도는 없는지를 비롯해 관련 프로젝트 자금 출처, 3년내 시행가능성 등을 집중 추궁했고, 결국 뤄뉴산은 "경마촌 건설사업은 아직 시행 초기단계로 비교적 큰 불확실성이 있다"고 재공시하기도 했다.

뤄뉴산의 사례에서 보여지듯, 현재 중국엔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관련 투기 열풍이 불면서 관련 투자 경계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류츠구이(劉賜貴) 하이난성 서기는 지난 13일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과 관련한 비현실적인 투기 열풍은 단호히 막을 것"이라며 "특히 부동산·금융·지방정부 부채·환경보호 등 방면에서 마지노선을 지키고, 매춘·도박·마약은 엄격히 금지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18일부터 하이난성 기업등기소에서는 기업명이나 사업범위에 경마·승마클럽 같은 문구가 포함될 경우 등록신청을 받지 않는다. 왕이우(王毅武) 하이난대 교수는 "일부 기업들이 경마·스포츠도박을 투기에 이용하는만큼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며 "최근 10여개 기업이 '경마' 관련 기업등록을 하려했다가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 "백년대계 망칠라..."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하이난성은 지난 3월말부터 한달간 모두 네 차례 부동산 투기 억제책을 내놓는 등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도 선포했다.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 공개 전후로 외지 투기꾼들이 몰려와 집값이 고삐 풀린 듯 치솟으면서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하이난성 싼야와 하이커우는 지난 4월 한달 신규주택 가격이 1.9% 급등하며 중국에서 단둥 다음으로 집값이 많이 오른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하이난성 전체 지역에 부동산 투기제한령이 떨어진 상태다. 특히 우즈산(五指山), 바오팅(保亭), 충중(瓊中), 바이사(白沙) 등 4개 지역을 중부 생태핵심구, 우리나로 치면 그린벨트 구역으로 지정해 외지인은 아예 이곳에서 주택을 구매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하이커우(海口), 싼야(三亞), 충하이(瓊海) 등 기존의 주택 구매제한령을 실시하던 지역에서는 외지인 주택 매입 등 관련 규제를 한층 더 강화했다.

하이난성은 이미 부동산 투기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실패한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4일자에 '하이난성 전역 부동산 구매제한령 실시···부동산 투기로 '백년대계' 망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부동산 시장 억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유다.

앞서 개혁개방 초창기인 1988년 하이난성은 중국 최대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특구 지정 이후 개발과 관련한 각종 부패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1992년까지 주택 가격이 3배로 뛰어오르는 등 부동산 투기 광풍이 휩쓸었다. 결국 1993년 모든 개발 계획에 대한 지원이 철회됐다. 중국 정부가 2009년 하이난을 국제적인 관광 지역으로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다시 내놨지만 역시나 부동산 투기가 발목을 잡았다.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은?

인구 930만명, 총 면적 3만5000㎢ 하이난성은 지난해 지역 전체 국내총생산액(GDP)는 4462억 위안으로 중국 31개 성(省)급 지방정부 중 28위에 그쳤다. 성장률은 7%로 22위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14일 하이난성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한다는 국가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하이난성에 기초적인 수준의 자유무역항 체제를 구축하고 2035년에는 홍콩,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성숙한 자유무역항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전국 최초로 하이난성에 경마스포츠 발전을허용하고, 대형 국제 스포츠경기 등과 연관된 스포츠복권을 도입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