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제20대 국회 후반기 시작을 열흘가량 앞둔 20일 원 구성을 놓고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 조정 등 2년 간 국회 지형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당장 24일로 예정된 국회 의장단 선거는 개최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 의장단 선거는 임기 만료(5월 29일) 5일 전에 치러져야 한다. 다만, 강제 조항이 아니라 여야 간 의사일정을 합의할 수 있다.
그러나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113석)은 전반기 의장단 임기 만료일이 아닌 원 구성 협상 당일 의석수를 기준으로 의장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12곳이 달린 만큼 결과에 따라 원내 1당이 바뀔 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 구성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한국당은 다른 야당과 손잡고 표 대결로 갈 가능성도 크다. 현재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 국회 부의장 한 자리를 놓고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 야당은 "원 구성 협상을 하기도 전에 민주당이 국회의장 자리를 당연시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만약 24일 국회의장 선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30일부터는 국회 지도부 공백 상태가 발생한다.
다만 원 구성 협상이 제시간에 이뤄진다 하더라도 난관은 또 있다. 상임위 배분 문제다. 20대 국회 하반기에는 전반기보다 하나 늘어난 4개 교섭단체가 있는 만큼 각 당의 이해 셈법에 따라 더욱 치열한 원 구성 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청와대를 소관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20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당시 민주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가는 대신 한국당이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해 5월 집권여당이 되면서 '통상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아왔다'는 이유로 운영위원장 자리의 '반환'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한국당은 끝내 운영위원장을 내주지 않았으며, 현재도 운영위와 법사위만큼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