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이날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하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재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북 화해 무드에 갑작스런 어깃장을 놓자, 정치권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판문점 선언의 국회 지지 결의안 및 비준 등을 통해 이행 의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권에선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인 안보·경제 조치는 위험하다는 주장을 재차 반복했다.
홍영표 원내대표 또한 "평화로 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많은 난관들을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마음을 모으고, 특히 국회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의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 세계가 지지하는 판문점 선언을 국회가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판문점 선언 국회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과거와 달리 비핵화 의지를 갖더라도 우리가 들떠선 안 된다"며 "감성팔이식으로 남북 관계를 가져가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남북·미북 관계에 있어서 핵 폐기에 대한 냉철함을 찾아야 한다"며 "북한의 오늘 (회담 취소) 행위에 대해선 대한민국과 미국이 냉철하게 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국방부의 국방개혁 2.0 안을 재검토 지시한 것을 언급했다.
유 공동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 이것 하나로 마치 핵도 북한의 도발도 사라지고 벌써 평화가 다 온 것 같이 우리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는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절대 방심하거나 미리 샴페인을 터뜨려선 안된다"며 "이제 시작이다. 시작하는 입장에서 제대로 치열하게 조율해서 반드시 북미 정상회담에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열릴 고위급 회담에선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논의할 장성급 군사회담 △8·15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를 위한 체육회담 등의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