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 2500개, 창업 10만개, 뿌리산업 8800개'.
정부가 민간 부문에서 11만 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의 목표치만 제시했을 뿐, 방식과 일자리의 질적 여부 등은 빠져 기존 대책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지적이다.
출범 1주년을 맞는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소셜벤처·혁신창업(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국토교통부) △뿌리산업(산업통상자원부) 등 민간 분야의 일자리 창출 대책을 의결했다.
지난 4월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취임한 후, 처음 열린 회의다.
이 부위원장은 “창업과 중소기업 등 민간 일자리 확충에 중점을 두고, 관계부처와 협업 하에 신속히 대책을 만든 것”이라며 “고용탄력성이 높은 중소기업 지원 확대와 IT·벤처 창업 활성화, 혁신성장과 규제 개혁,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상생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소셜벤처 등의 창업을 활성화해 내년까지 2500여개의 일자리(청년 일자리 2000개 포함)를 창출한다.
소셜벤처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와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단지내 상가를 임대로 전환, 창업공간 등으로 활용해 10만여개 일자리도 창출한다.
또 주조·제조 등 뿌리기업 수를 늘려, 2022년까지 8800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청년의 장래 희망이 될 수 있는 창업 분야 △건설·운수·부동산업 등 취업자 비중이 높은 국토교통 분야 △국가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고용부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일자리 확충에 주력했다면 앞으로 중기부·국토부· 산업부 등 고용창출 여력이 큰 부처도 민간부문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협업하게 된다.
이는 일자리위가 고용부 외 각 관계부처도 일자리 창출 정책에 매진할 것을 압박하는 동시에 단기 실적에 치중하는 관(官)주도 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민간 일자리 창출로 극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번 대책에도 일자리 수치만 나열된 채 어떻게 일자리를 늘리고, 일자리의 질은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공공 및 민간 일자리 창출이 담긴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일자리 100일 플랜’ 등의 정책을 내놨지만, 실제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번 대책도 기존 대책을 짜깁기하는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는 “출범 1주년이 된 지금 일자리위원회가 고용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고용부 외 타 부처와도 유기적인 협조를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며 “큰 틀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지원하고, 규제 완화 등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