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경협 상징 ‘단둥 부동산 투기’ 열풍 잠재워라

2018-05-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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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둥시 정부 외지인 투자 규제 방안 발표…주택구매보조금도 폐지

외지인 신규 주택 구매시 2년 동안 매매 금지…계약금 비중도 50%로 규정

단둥시 신규 주택 분양사무실에 몰린 투자자들. [사진=바이두]


중국 당국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한의 개방 기대감에 최근 폭등하고 있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의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섰다.

단둥시 정부는 14일 열릴 예정이던 ‘2018년 춘계 부동산거래회의(房交會)’를 취소하고, 주택구매보조금 정책을 폐지했다. 대신 ‘단둥시 부동산 평온 건강 발전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고 15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의견에는 단둥 신도시 등을 투기 억제지역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단둥 신도시는 전싱(振興)구 중심의 남동쪽, 황하이(黄海) 남쪽, 압록강 북쪽 등이다.

비거주자(외지인)의 주택 구매 제한 정책도 포함됐다. 단둥시 당국은 투기 억제 지역 내 외지인의 주택 구매를 제한하고, 해당 구역에 있는 신규주택을 구매할 경우 계약 후 2년 동안 매매를 금지한다. 아울러 주택 구매 후 2년 뒤 부동산 소유권 증서를 발급받아야 주택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금융 측면의 규제도 강화했다. 단둥시는 신규 주택 구매 계약금으로 전체 가격의 최소 50%를 내도록 규정했다. 이는 중국 평균 25%의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의견에 따르면 단둥시 정부는 부동산 업체에 분양권 전매 가격을 엄격하게 책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단둥 부동산 업체들은 신규 분양 주택을 판매하기 전에 반드시 분양권 전매 가격 견적을 관련 부서에 보고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단둥시 당국은 투기 열풍을 촉진하는 부동산 개발업체 또는 중개업자들의 시장 교란행위를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다.

신문은 당국의 이번 조치가 지난 3월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불거진 단둥시 부동산 투기 열풍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의견’은 앞서 랴오닝성 주택건설청과 단둥시 주택건설국이 공동으로 단둥 부동산 시장을 대상으로 관리·감독 및 조사활동을 시행한 직후 발표됐다.

앞서 한반도 정세에 훈풍이 불면서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불렸던 단둥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

북한의 핵 실험 중단 선언 직후인 4월 24일 이후 단둥 신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이틀 동안 57%나 뛰었다. 그 뒤 이어진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단둥시 부동산 시장에 관한 관심이 증폭됐고, 외지 부동산 투자자들이 단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유령도시(鬼城)’로 불리는 랑터우(浪頭)시에는 지난달 말부터 외지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렸고, 저장성 투자단이 단둥에서 건물 1개 동 전체를 2억 위안(약 338억9800만원)에 사들였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슝안신구(雄安新區), 하이난(海南)성 등 주요 개발지역에 만연하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특히 하이난성은 지난 3월 말부터 한 달간 모두 네 차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발표했는데, 대부분 외지인의 투자를 규제하는 방안이었다.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에서 일어난 부동산 투기 열풍은 현지인이 아닌 외지인의 투자로 발생했다”며 “단둥시의 이번 규제안도 외부 투기 세력을 막으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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