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에 대한 베트남 수출 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대응에 나선 제약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만간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식약처에 따르면 식약처는 이달 중순께 베트남 보건당국에 현지 의약품 입찰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류영진 식약처장도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해 입찰등급 조정 등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국내 의약품 수출 3위국으로, 수출 규모가 2000억원에 이를 만큼 우리 업계에는 중요한 시장이다. 베트남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는 기업은 65곳에 이른다. 대표사무소나 법인을 설립한 제약사는 유한양행·대웅제약·종근당·CJ헬스케어·JW중외제약·대원제약·삼일제약·대화제약 등 8개사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신풍제약은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달 초 베트남 보건당국을 직접 찾아가 면담을 통해 현지 입찰규정 변경 배경과 의약품 품질관리 현황 등을 파악했다. 이후 방문 결과를 바탕으로 규정 변경에 대한 업계 입장을 모아 지난달 12일 확정한 뒤 해당 의견서를 식약처에 전달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우리나라가 베트남 외국인 직접투자 1위 국가이자 문재인 정부 남방정책의 거점국가인 점 △국제규제조화회의(ICH) 회원국이자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국으로서 고도의 품질관리체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국산 의약품에 대한 등급조정이 베트남 정부와 제약산업에 득이 될 게 없다는 점 등을 2등급 유지 근거로 내세웠다.
식약처장까지 직접 베트남을 방문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산 의약품이 꾸준히 수출되고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직접투자와 기술 제휴 등 수출 전략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식약처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긍정적 결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제약바이오협회 역시 지난달부터 베트남 보건부와 베트남제약협회, 현지 기업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양국 제약협회 공동으로 미래협력포럼을 개최키로 합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