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횡령·배임 등 위법행위나 도덕적 일탈행위, 해외사업 위험 요인 등도 주채무계열 재무구조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을 비롯해 LG그룹 사주 일가의 탈세 혐의, 롯데 신동빈 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 등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기업의 평판 저하나 기업활동 위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은 채무가 많아 채권은행의 재무안정성 평가를 받아야 하는 주채무계열 31개 기업진단을 발표하면서 올해 재무구조평가 방법을 개정한다고 14일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신용공여액(금융회사가 빌려준 자금)이 1조5166억원 이상인 31개 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성동조선과 아주, 이랜드, 한라, 성우하이텍 등 5개 기업집단은 이번 주채무계열에 제외됐다. 반면 올해 신규 편입된 계열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채무계열은 각 기업집단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잔액이 그 이전 연도 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액의 0.075% 이상일 때 선정된다.
기업집단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 결과가 미흡한 기업집단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재무구조개선약정'과 '정보제공약정'을 주채권은행과 체결하고, 주기적인 신용위험 관리를 받아야 한다.
금감원은 앞으로 재무구조를 평가할 때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 위법행위와 도덕적 일탈행위,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공정거래법 위반, 분식회계 등이 반영되는 정성평가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정성평가에 대한 배점도 ±2점에서 최대 -4점까지 감점만 적용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