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트럼프 새로운 결정, ZTE 살린다" 환영 속 경계

2018-05-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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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돌연 유화 제스처, 환구시보 "환영, 조건없이 시행해야"

ZTE 생사기로, 미국 의존도 높아..."미국의 행보, 다른 해외 파트너에도 영향줄 것"

[사진=아주경제 DB]





미국의 제재 압박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ZTE)이 규제완화 움직임에 다시 살아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 '해소'의 신호가 아니냐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ZTE의 조속한 업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상무부에도 관련 지시가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알려진 류허(劉鶴) 부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유화 제스처에  중국 관영언론은 "과거의 결정과 상관없이 적절한 시기에 좋은 결정을 했다.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이행 여부'와 '조건'을 두고 경계심을 내비쳤다.

앞서 미국은 ZTE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과 이후 약속 불이행 등을 이유로 미국 기업이 7년간 ZTE에 관련 제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초강력 규제에 위기감을 느낀 ZTE는 거세게 반발했고, 중국도 반감을 보이며 "이제 중국도 핵심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다진 바 있다.

중국은 일단 환영하면서 향후 변화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4일 '미국 ZTE 업무 정상화 결정, 환영할 만'이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미국의 태도 전환을 반겼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미국 상무부가 ZTE에 규제 폭탄을 던진 영향으로 업무가 사실상 마비 상태라면서, 미국이 ZTE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민 배경은 의심스럽지만 어쨌든 새롭게 올바른 결정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ZTE의 상당수 제품이 반도체 칩 등 주요 부품을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사실상 바로 대체상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임을 인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업무가 조속히 정상화된다면 8만명의 직원을 둔 ZTE가 '쇼크'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도 보였다. 

하지만 경계심도 감추지 않았다. 신문은 "미국이 대 이란 제재 위반을 핑계 삼아 ZTE에 내놓은 규제가 이치에 맞지 않는 데다, 이는 ZTE 제품을 구매하는 미국 기업에도 상당한 손실을 줄 수 있다"며 "미국 기업과 협력하는 다른 해외 기업의 불안감까지 키울 수 있어 확실한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트럼프 정부의 ZTE 규제가 미·중 무역전쟁에 있어 '차오산전후(敲山震虎, 산을 울려 범을 놀라게 하다·간접적으로 위협하다)'하기 위함이라면, 이는 다른 해외 협력기업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기업과 협력하면 언제든 국가 간 갈등의 '속죄양'이 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

또, 미국의 제재가 중국에 '핵심기술, 핵심부품'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했다면서, 국산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해 시동을 건 지금이 미국에 있어서도 태도를 바꿀 적절한 시점이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주요 부품을 미국으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어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미국이 'ZTE 죽이기'에 나서면서 중국 사회를 자극했고, 반도체 산업을 빠르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일깨워줬다"고 꼬집었다.

미·중 무역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환구시보는 "미·중 간 무역갈등은 물론 기업 간 대립 모두 공평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극단적인 대응방식은 선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체이자 세계 산업사슬의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위상에 맞게 세계에 안정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책임감 있는 태도도 요구했다.

또, "미국의 경제·무역 파트너들은 불안에 떨며 미국에서 사업과 협력을 전개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트럼프 정부가 이번 결정을 아무 조건 없이 바로 실천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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