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역사상 최초' 제27대 총장 예비후보 정책간담회… 교수·학생 간 토론 열기 '후끈'

2018-05-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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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들 "학생들이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게 되는 역사적인 출발점" 한목소리

서울대학교 학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 30분 관악캠퍼스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대학교의 한 세미나실에서는 토론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울대 역사상 최초로 시도된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날은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내던진 예비후보 5명과 재학생 간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재학생들은 각 후보자가 내건 공약과 향후 학교 운영방침에 대해 서슴없이 물었고, 교수들은 질문에 대해 소신과 철학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예비후보들은 그동안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 부재함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학생들이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게 되는 역사적인 출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학교 학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5시30분 관악캠퍼스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간담회는 서울대 역사상 최초로 학생이 참여, 예비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다.

총장 후보를 평가하는 정책평가단에 교수나 교직원뿐 아니라, 학부생과 대학원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는 △강대희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남익현 경영대학 교수 △정근식 사회학과 교수 △이우일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이건우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등 5명이다.

본격적인 간담회에 앞서 각 후보자들은 1분간 자기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소개 순서는 후보의 기호 순번대로 진행됐다.

기호 1번 강대희 교수는 "서울대 총장 선거는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우리 대학이 처한 현실은 개교 이래 가장 힘든 때라고 생각한다"며 "교수와 학생간 갈등 원인이 무엇인지 찾고, 누구나 자유롭게 토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발전적인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열었다.

기호 2번 남익현 교수는 "대학의 소중한 가치는 학생의 성장에 있고, 학생에게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다"며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에 대해 기쁘고, 앞으로 의견을 모아 서울대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호 3번 정근식 교수는 "이번 총장 선거에는 학생이 처음 참여하게 됐다. 사전 선거 과정에서 학생들과 토론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민주주의가 성숙되고 학교 성원으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는 역사적 출발점으로 좋은 토론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호 4번 이우일 교수는 "서울대의 법인화 추진 이후, 정체성의 위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우리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공론화 자리가 없었다"며 "이번에는 우리 학생이 공론화 노력을 깊게 했다. 여러분의 정성이 우리 학교를 이끌어갈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호 5번 이건우 교수는 "그동안 유사한 간담회에 많이 참석했는데, 이번 간담회가 가장 긴장된다. 이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이 만들어준 이번 기회로 소통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각 후보들은 학생이 가장 궁금해 하는 '세 가지 공통질문'에 대해 답변을 이어갔다. 공통질문은 △학생참여 범위 △대학원생에 대한 연구·장학 지원 △총학생회가 제출한 '8대 요구안'으로 나눠진다.

정근식 교수는 학생참여 범위에 대해 "학생의 참여 의무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수자 대표를 구제할 장치가 없다. 총장이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없지만, 학생이 추천하는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학생의 의사를 대표적인 의사로 만들어가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우일 교수는 "서울대가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다루는 요소다. 이것이야말로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의 참여 방식이 넓어져야 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국의 듀크대학교는 이사회에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를 참고해 서울대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는 높였다.

한편 오는 3일에는 총장추천위원회에서, 10일에는 교원 직원 학생 부설학교 교원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이 각각 평가를 실시한다. 총추위와 정책평가단의 평가는 각각 25%, 75%로 반영된다.

이를 통해 17일 이사회가 최종 3명 중 1명을 선출한다. 최종 1명이 선출되면 교육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임기는 오는 7월20일부터 4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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