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의 수교국인 도미니카공화국과 정식 수교를 맺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도미니카는 대만과 단교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미구엘 말도나도 도미니카 공화국 외교장관과 회동하고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과 도미니카가 수교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인민망(人民網)이 이날 보도했다.
양국 정부는 상호주권과 완전한 영토를 존중하고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 불간섭, 평등한 상호이익, 평화공존 등 원칙을 바탕으로 양국 우호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로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는 사실도 인정했다.
왕 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도미니카 정부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를 합의했다"며 " '하나의 중국'은 국제사회에 공인된 원칙이자 중국과 다른 국가와 수교를 맺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기초"라고 강조했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과 대만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은 정치·외교적으로 대만의 '고립'을 유도하고 경제·군사적으로도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6월에도 대만의 수교국인 파나마와 수교를 맺었다. 이번에 도미니카와 수교하면서 대만의 수교국은 중남미의 벨리즈,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과테말라, 온두라스, 아이티, 세인트키츠 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파라과이와 오세아니아의 키리바시, 마셜 제도, 나우루, 팔라우, 솔로몬제도, 투발루,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 스와질란드, 유럽의 바티칸시국 등 19개로 줄었다.
중국이 최근 바티칸과 주교 임명안에 합의하는 등 수교가 임박한 상태로 대만의 국제적 입지는 계속 위협받을 전망이다. 바티칸이 중국과 수교할 경우 가톨릭 국가가 많은 중남미 지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만은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총통부는 관련 소식이 나온 직후 성명을 통해 "중국이 '금전외교'로 도미니카공화국과 수교를 맺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세계가 화해하고 대화하는데 중국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하나의 중국'을 이유로 양안 관계를 긴장 국면으로 몰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대만총통부는 성명에서 "중국이 대만을 계속 압박하고 있지만 중화민국 정부는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면서 "우리의 주권과 존엄성을 지키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도 성명을 발표하고 "중국이 또 막대한 돈으로 77년 외교관계를 유지해온 도미니카가 우리의 손을 놓도록 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수교 전 중국에게 250억 달러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