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국장에게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관련 보도를 축소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오연수 판사 심리로 열린 이정현(60·무소속) 의원 재판에서 "이 의원이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윤창중 성추문' 보도를 축소하라는 요청을 넣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2014년 4월 KBS의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이 의원과 김 전 국장이 '9시 뉴스'를 놓고 전화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내용에 따르면 이 의원은 4월 21일 전화를 걸어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해경을 그런 식으로 몰고 가면 되느냐", "이렇게 짓밟나", "과장을 했다"며 격양된 목소리로 김 전 국장을 다그쳤다.
이 의원은 4월 30일에도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방부가 UDT(특수전전단) 진입을 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에 대해 "하필이면 오늘 KBS를 봤다. 이번만 도와달라", "녹음을 다시 해달라", "바꿔주시든가 대체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전 국장은 "뉴스를 대체해달라는 것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며 "대통령이 보도를 봤다는 상황인데 회사 시스템상 다시 녹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전 국장은 이후에 청와대 요구라면서 사표 제출을 요구받았고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증언했다.
이 의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KBS가 해경 등 정부 대처와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주요 뉴스로 다루자 당시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편집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